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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10일(金)
규제혁신, 대통령이 실천까지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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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원 한성대 교수·행정학 행개련 상집위원장

요즘 청와대 참모진과 정부 부처 모두 문재인 대통령을 전혀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게 ‘규제혁신’과 ‘혁신성장’이다. 규제혁신과 혁신성장에 관련된 대통령의 발언만 정리해 봐도 이러한 상황을 바로 알 수 있다. 지난해 9월 “혁신성장에 대해서는 개념이나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상대적으로 덜 제시한 측면이 있다”던 문 대통령은 11월, “혁신성장의 구체적 사업이 잘 보이지 않고 혁신성장의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질책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청와대 참모진과 정부 부처에 규제혁신 및 혁신성장과 관련해 강력한 주문을 한 것이다. 그러면 그 후에는 변화가 있었는가? 전혀 아니다. 다시 문 대통령의 발언을 살펴보자. 지난 5월 문 정부 출범 1년에 즈음해 대통령은 “우리 정부 1년이 지나도록 혁신성장에서는 아직 뚜렷한 성과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고 또 질책했다. 결국, 6월에는 “답답하다”며 규제혁신점검회의를 개최 예정 불과 3시간 전에 취소하는 일까지 있었고, 최근에는 영국의 ‘붉은 깃발 법’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1865년 영국에서 제정된 이 법은 약 30년간 시행된 시대착오적 규제의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 마차 사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의 도심 최고속도를 3㎞로 제한하고, 마차가 붉은 깃발을 꽂고 달리면 자동차는 그 뒤를 따라가도록 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규제로 인해 영국은 자동차 산업에서 독일과 미국에 뒤처지게 됐는데, 이 사례를 문 대통령은 우리의 인터넷은행 규제에 비유한 것이다.

문 대통령도 답답하겠지만, 국민도 답답하다. 각종 경제지표나 체감경기 어느 것도 개선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58%로 떨어졌다. 문 대통령이 아무리 규제혁신을 강조해도, 행정부는 출범 이후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공공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정규직화, 법인세 인상 등을 경제정책의 최우선에 두었다. 반면, 벤처 창업과 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이나 신산업 및 신기술에 대한 규제혁신 등과 같은 혁신성장 관련 정책 과제들은 명목상으로만 추진되고 실질적인 정책 우선순위에서는 멀리 밀려나 있었다.

이렇게 답답한 상황에서 최근 문 대통령이 직접 규제혁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IT기업이 자본과 기술 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규제혁신을 직접 주문한 것이다. 금융산업 전반에 경영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출범한 우리나라 인터넷 전문은행이 ‘은산(銀産)분리’ 규제에 묶여 엉거주춤하고 있는 사이에 중국은 세계 최대 간편결제 시스템 알리페이로 주도권을 잡게 된 상황이다. 진영 논리와 이데올로기가 버무려진 각종 ‘붉은 깃발’은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걸쳐 은산분리 이외에도 경쟁국에서 이미 통용되는 서비스인 원격의료·바이오·빅데이터·차량 공유 등을 규제의 벽에 가둬 두고 꿈쩍도 못 하게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대로, 규제혁신은 속도와 타이밍이 생명이다. 현 경제 상황에서 규제혁신을 더 미룰 여유가 있을까?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는 한 규제혁신과 혁신성장은 한 발짝도 나가지 않는 형국이다. 꺼져가는 우리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진정한 규제혁신과 혁신성장을 위해서라면, 진영 논리나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나아가는 대통령을 어느 누가 막겠는가? 경제를 살리는 정권이 성공한 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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