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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10일(金)
北석탄 반입 확인과 對北 제재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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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연세대 교수·국제정치학

무성한 설로 떠돌던 북한 석탄의 한국 반입이 관세청 등 정부 기관에 의해 공식 확인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북한산 석탄 반입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7월이었다. 지난해 10월, 32만5000달러 상당의 북한산 석탄 9000t 이상이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국내로 반입됐다는 우방의 첩보에 의해 시작됐다고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8월 북한 석탄의 금수(禁輸)를 규정한 대북 제재 결의 제2371호를 채택했고, 12월에는 제2397호를 통해 회원국에 북한 선박 검색 등 강제 조치 의무를 부과했다. 북한 석탄 수입은 정부의 5·24 조치 위반은 물론 미국의 독자 제재에도 해당한다.

정부는 해당 업체의 일탈일 뿐이라며 업체만 조치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공급루트 전반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증폭되고 있다. 오늘 자 동아일보는 지난해 10월 19일 홀름스크항을 출발해 동해항으로 석탄을 운반한 샤이닝리치호가 우리 세관에 제출한 원산지 증명서가 위조됐을 정황을 보도했다. 북한산 석탄을 중개해 반입한 업체가 지난해 중국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속여 들여와 제재를 받은 업체인 데다, 중국이나 러시아산 석탄의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할 경우 당연히 북한산임을 의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하원 의원이자 비확산무역위원회 소위원장인 테드 포 의원은 북한산 석탄 반입에 연루된 기업이 한국 기업이라도 2차적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돼야 한다고 했다. 북한 핵 문제와 대북 제재의 당사국 정부기관이 제재 대상이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면, 과거와 마찬가지로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Wag the Dog)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우리 외교안보는 합리적 의심에 의해 적잖은 영향을 받아왔다. 합리적 의심이 소셜미디어와 만나면 놀랄 만한 파괴력을 수반한다. 2008년에는 미국산 소고기를 먹어서 걸릴 확률이 얼마나 될지 모를 광우병보다 한·미 동맹과 경제 협력이 가져다줄 국가이익이 주된 이슈가 됐어야 했으며, 2010년에는 왜 천안함 폭침이란 도발을 그 시점에 강행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어야 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남북정상회담 개최 7개월 전 사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묵인 여부보다 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정의용 안보실장과의 정례적 통화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는지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미국은 대북정책에 있어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고 있으며, 당근은 마이크 폼페이오, 채찍은 볼턴으로 업무 분장이 이뤄진 듯하다. 특히,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세 번째 친서에 대한 답장 형태로 전달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에 무게를 실어주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도 비핵화 없는 경제 협력이 있을 수 없음을 누차 강조한 만큼 긴밀한 한·미 조율을 유지하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다음 방북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러시아산으로 위장한 북한산 석탄 반입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를 위한 압박을 자칫 허사로 돌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우리에게도 당근과 채찍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 석탄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과 러시아 업체의 커넥션, 일사천리로 반입될 수 있었던 국내 시스템의 허점과 묵인 여부 등도 밝혀내고, 합당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이를 통해 문 정부의 대북 제재 진정성을 국내외에 입증하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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