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 차량기지 이전 개발·제물포路 지상공원 조성에 온 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이 지난 7월 23일 구청 집무실에서 민선 7기 지역발전 계획과 함께 ‘변화’와 ‘성장’이란 구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수영(왼쪽) 양천구청장이 지난 3일 신월어르신복지관 공사현장을 방문해 공사관계자에게 폭염에 대비해 안전과 건강 관리를 당부하고 있다. 양천구청 제공

- ‘변화와 성장’ 제시한 김수영 양천구청장

낙후된 화물터미널 허물고
도시형 첨단물류단지로 단장

목동 유수지에 혁신성장밸리
일자리 창출·기업 유치 총력

80세 이상 주민 주치의制 도입
육아 위한 아이맘 카페도 건립

서울 양천구는 항상 정치적 격전지였다. 정치인의 입장에서 보면 블랙홀과 비슷한 지역이다. 지역 주민의 정치적 바람 또는 성향이 언제 어떤 방향으로 바뀔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그렇다. 민선 6기 이전까지 양천구에서 연임한 구청장이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전임 구청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얽혀 두 번이나 구속됐고, 잦은 보궐선거와 그로 인한 불신, 혼란 등으로 인해 지역 발전은 정체될 수밖에 없었다. 갈등과 반목의 악순환이 반복되자, 그 고리를 끊고 변화를 바라는 지역 주민의 염원이 높아졌다. 이런 민심의 흐름을 잘 읽어내면 양천 주민이 민선 7기 구청장으로 김수영 구청장을 또다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를 짐작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의 다른 지역 구청장 당선자들이 치열한 경선 과정을 거친 것과는 달리 김 구청장이 일찌감치 후보자로 낙점받고, 민선 7기를 준비할 수 있었던 배경일 것이다. 김 구청장은 선거 과정에서도 “4년 동안 열심히 했는데 뭘 걱정하냐. 한 번 더 밀어줄 테니 초심을 잃지 말고 계속 열심히 해달라”는 주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래선지 몸은 힘들었지만, 행복하고 즐겁게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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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열심히 뛰느라 풀어 헤쳐진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양천구의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김 구청장을 지난 7월 23일 구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동안 수차례 그를 만나 인터뷰를 했지만, 이번처럼 양천구의 미래를 자신 있고 뚜렷한 목소리로 얘기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양천구청장 선거 역대 최고인 61%의 지지율에 “진부한 표현일지 몰라도 정말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민선 6기에 복지·교육·안전·청렴 등 주민 생활에 밀접한 분야를 세세히 챙기며 기반을 닦았다면 민선 7기는 대내외적으로 양적 성장을 도모하며 도시 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과 그에 수반한 행정절차 준비 및 중앙정부, 서울시 등 유관기관과 협업을 추진해 나가야 하는 시기”라고 분명히 밝혔다. 덧붙여서 “지금까지는 ‘따뜻한 엄마 구청장’이었지만 앞으로는 지역발전 문제와 관련해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강한 구청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안정’에 방점이 찍혀 있던 구정 방향을 ‘변화’와 ‘성장’ 쪽으로 틀겠다는 얘기다. 또 양천구 발전을 위한 굵직굵직한 개발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주민들의 숙원이자 수년간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나온 프로젝트의 해결책을 하나씩 마련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됐다.

김 구청장이 꼽은 대표적인 개발 과제는 서부트럭터미널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이다. 낙후된 화물터미널을 도시형 첨단물류단지로 개발해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체육공간을 확보, 지역 균형개발과 주민 소통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또 2호선 양천구청역에 위치한 신정차량기지를 이전하고, 그 자리에 문화상업복합시설을 개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싶어 한다. 특히 신정차량기지 이전은 같은 민주당 소속인 박남춘 인천시장과 뜻이 맞아떨어져 향후 전망이 밝아졌다. 신월 1·2·4동, 신정 4동, 목1동에 이르는 제물포로 지상 공원화 사업과 연계한 지역 상권 활성화 계획도 그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김 구청장은 “이전 비용은 개발이익으로 조달하면 된다”며 “앞으로 4년간 서울시, 인천시와 대규모 계획을 함께 협의해 확정 짓는 단계까지는 마무리하겠다는 게 1단계 목표”라고 밝혔다.

민선 6기 때의 최대 히트상품인 ‘양천형 찾동’ ‘나비남 프로젝트’ 등 사회적 취약 계층과 약자를 위한 그물망 복지시스템을 기반으로 세대별 맞춤형 복지정책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80세 이상 어르신들을 찾아가는 ‘백세건강 주치의제’를 도입하고, 복지관과 연계해 경로당 등 어르신들의 접근이 용이한 시설을 리모델링해 지역 밀착형 소규모 복지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단순한 경로당 기능에서 벗어나 복지·문화·건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어르신들의 활력 있는 삶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또 신월지역에 건강힐링문화관을 건립해 육아를 위한 아이맘 카페, 아이와 엄마를 위한 모자건강증진 시설과 심리상담실, 명상실, 음악, 미술 프로그램실 등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김 구청장은 “2016년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받은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고령친화도시, 아동친화도시, 건강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 명실상부한 가족친화도시를 만들어 가는 것이 민선 7기에 집중해야 할 큰 과제”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개청 30주년을 맞은 양천구의 비전을 ‘예스(YES) 양천, 넥스트(NEXT) 30’으로 표현했다. 우선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아 활력 넘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잠만 자고 가는 주거지역이 아니라 일자리를 찾아 들어오고, 그 활기로 살아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선 기업 유치를 위한 기반 조성이 필수 과제다. “목동 유수지 일대에 중소기업혁신성장밸리를 만들어 중소·벤처기업 전문 마케팅 및 유통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김 구청장은 또 “양천구에 있는 크고 작은 100여 개의 근린공원에 대해 주민들의 이용률이 높은 목동 중심축 5대 공원을 중심으로 노후한 시설은 보수하고, 각 공원에 테마를 부여하는 등 리모델링을 통해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도심 속 힐링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와 함께 2015년 양천생활안전체험교육관을 개관해 생활 속 위기 대응능력을 높인 것처럼 민선 7기에는 폭우·태풍 안전체험관을 신설해 빈번하게 발생하는 자연재해에 대한 주민들의 대응능력을 높일 계획이다.

그는 “올해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하고자 했던 분권 개헌안 국민투표가 무산돼 아쉽지만 지방분권과 자치역량 성장에 대한 필요성, 시대적 요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중앙정부와 함께 긴 호흡으로 성공적인 지방분권, 자치강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