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개도국 특혜관세 지위도 재검토”

- WSJ “국가별 진행” 보도

브라질·인도네시아 등 대상
泰·印엔 “특혜상실 가능” 통보
중동·아프리카로 범위 넓힐듯
무역전쟁 글로벌 확대 조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주요 교역국들과 벌이고 있는 글로벌 무역전쟁의 ‘전선’을 개발도상국들까지 무차별 확대할 조짐을 보여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개도국 경제를 돕기 위해 이들 국가의 특정 수출제품에 부여해 온 특혜관세 지위를 계속 유지할지, 중단할지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1976년부터 ‘일반특혜관세제도(GSP)’ 프로그램을 도입해 현재 121개 개도국의 특정 제품에 대해서 무관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지난해 GSP를 활용해 56억 달러(약 6조3358억 원) 규모의 제품을 미국에 수출했다. 태국은 42억 달러, 브라질은 25억 달러, 인도네시아는 20억 달러, 터키는 17억 달러 규모다. 태국의 경우 전체 대미 수출량의 13%가 GSP를 적용받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인도 역시 각각 전체 대미 수출량의 10%, 11%가 GSP 혜택을 받고 있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GSP 혜택을 받는 국가를 대상으로 공정하고 합리적 시장 접근을 허용하고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특혜관세 적격 여부를 광범위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터키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2배 인상하기로 한 것을 거론하고, 터키가 표적이 되고 있으며 태국과 인도네시아, 인도 등도 특혜관세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고 이미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태국에 대해 락토파민 호르몬을 주입해 사육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금지와 관련 검사에 부과하는 높은 비용 등을 문제 삼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는 무역·투자 장벽, 인도에는 낙농과 의료장비 관련 무역 장벽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25개 아시아·태평양 국가를 대상으로 특혜관세 지위 재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올해 가을에는 동유럽이나 중동, 아프리카 국가로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0월부터는 특혜관세 폐지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GSP를 통해 특혜관세를 받은 제품은 190억 달러 규모로 2016년 기준 미국의 전체 수입액 가운데 1% 미만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혜택을 받는 국가들로서는 상당한 규모다. 실제로 태국 6개 지역 양돈연맹은 지난 5월 “태국 양돈업자들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GSP 검토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데버라 엘름스 싱가포르 소재 아시아무역센터 수석감독관은 “미국은 상대를 구슬려 양자 무역협정 협상을 맺거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특혜관세 지위에 대한) 재검토를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