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1심 無罪>선고 요약

정상적 성인 남녀 사이의 사건으로 보인다. 물리적 강제력, 위력이 행사된 구체적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유일한 증거는 피해자의 진술이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약하기에 충분한 지위와 권세 등을 가졌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성행위를 가진 건지는 피해자의 진술에 더해 두 사람의 관계, 범행 전후의 언행과 태도, 범행 경위와 전후의 사정, 피해자가 대외적 공개에 이르게 된 경위 등 간접 사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피고인에게 위력에 의한 간음, 추행죄에서 위력이라고 볼 만한 지위와 권세가 있는지를 보면 차기 유력 대권주자, 유명 정치인, 도지사로서 피해자 임면권한이 있다. 위력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다만 증거 조사 결과에 따를 때 피고인이 도청 내에서나 피해자에 대해 위력을 항시 행사했다거나 남용하는 등 위력의 존재감 자체이고, 직원들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 개별 공소사실의 상황에서 피고인이 어떤 위력을 행사했는지 개별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첫 간음행위인 2017년 7월 30일 러시아 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대화를 나누게 된 경위, 정황의 진술이 엇갈린다. 텔레그램 대화 삭제도 의심스러운 정황이다.

첫 간음 몇 시간 이후 피해자가 피고인이 좋아하는 순두부 식당을 찾아 아침식사를 하려고 애쓴 점, 와인바를 간 점, 피고인이 머리를 한 미용실을 찾아가 같은 미용사를 찾아 머리를 한 점, 피해자가 수행비서직을 수행하는 내내 피고인과 업무관련자 이외에도 지인과의 상시적 대화에서도 피고인을 지지하고 존경하는 발언을 주고받고 있다. 전체적으로 평가할 때 간음 피해 이후 일로써 수행했다는 피해자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피해자의 진술에 의문이 가는 점이 많다.

종합하면 위력에 의한 간음 상황에서 피해자의 심리상태를 떠나 적어도 피고인이 어떤 위력을 행사했다거나 피해자가 이에 제압을 당할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운전 비서와의 갈등에서 드러나다시피 피해자는 취약해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 하는 사람으로 보기 어렵다. 피해자의 엇갈리는 진술이 성적인 길들이기를 해서인지, 혐오적 사건으로 인해 학습된 무기력 상태인지, 해리나 긴장성 부동화, 심리적 얼어붙음과 같은 현상은 아닌지, 부인과 억압의 방어기제로 인해 견뎌낸 건 아닌지 살펴봤으나 제반 증거나 사실관계를 살펴볼 때 이렇게 보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의사에 반해 성적 자유가 침해될 만한 부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범죄 증명이 없다. 이 사건 전부 범죄의 증명이 없어 피고인은 무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