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 “배우로선 전달자지만 음악 만들땐 주체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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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겸 가수 유준상, 디지털 싱글 ‘서든리’ 발표

발표곡 100곡 넘는 현역가수
“저를 잘 보여주는 작업은 음악
수익 정확히 0에 맞추고 있어

‘100세 시대’ 50세면 이제 반
피터팬 비결? 긍정적 마인드”

“50이면 이제 겨우 반 산 거죠, 쉽게 가지 않을 겁니다.”

올해 지천명(知天命)에 들어선 배우 겸 가수 유준상(사진)의 다짐이다. 그는 최근 디지털 싱글 ‘서든리’(Suddenly)를 발표했다. “갑자기 웬 음반이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유준상은 3년 전 쥬네스 엔터테인먼트를 만든 후 기타리스트 이준화와 제이앤조이20을 결성해 활동 중인 현역 가수다. 음원사이트에서 이들을 검색하면 발표곡만 100곡이 넘는다. 이미 드라마, 뮤지컬, 영화 등에서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그가 음악에 몰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우로서 저는 이야기의 전달자라면, 음악을 만들 때는 주체가 돼요. 이 때문에 저 개인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은 음악이라 생각하죠. 유준상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다가 아니라 ‘진짜 모습은 이 음악 속에서 찾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서든리’는 영국 밴드 마마스건의 보컬 앤디 플랫츠가 만든 곡이다. 가수 박효신, 존박 등과도 함께 일했던 실력파다. 취미로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해보겠다’는 유준상의 진심을 본 앤디 플랫츠는 수차례 재녹음을 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따로 녹음실까지 갖췄다는 유준상. 과연 수익은 나고 있는 것일까?

“(웃으며)정확히 ‘0’에 맞추고 있어요. 마이너스면 못하죠. 편곡비로는 아낌없이 써요. 중요한 곡에는 오케스트라 반주도 넣죠. 수지타산이 안 맞으면서 계속 쏟아부을 수는 없기 때문에 정산할 때가 되면 ‘정신 좀 차리자’고 마음먹어요. 함께 일하는 친구들의 팀워크가 좋아서 일당백으로 일하고 있죠.”

유준상의 창작욕은 쉼없이 샘솟는다. 지난 7일 대형 뮤지컬 ‘바넘-위대한 쇼맨’을 시작했지만 또 다른 앨범 발매를 준비 중이다. 자신이 메가폰을 잡은 세 번째 음악영화 ‘스프링 송’(Spring Song)도 최근 일본 후지산에서 촬영을 마쳤다. 주마가편(走馬加鞭) 같은 그의 행보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50세 유준상’은 특별하기 때문이다.

“제가 올해 50세인데, 우리 아버지가 50세에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나도 가면 어떡하지’라는 트라우마가 있어요. 하지만 요즘은 ‘100세 시대’잖아요. 이제 겨우 반(半) 산 거죠. 그래서 ‘이제 시작’이라고 오히려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쉽게 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웃음)”

10년, 20년 전과 비교해 유준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드라마, 영화에 출연하고 뮤지컬 무대에서는 가장 높은 자리에 선다. 외모 또한 그리 나이 먹지 않았다. 그가 ‘피터팬’이라 불리는 이유다. 그 비결을 묻자 유준상은 스스럼없이 ‘긍정’이라는 키워드를 꺼냈다.

“누구나 고민이 있죠. 저도 고민이 많고, 너무 힘든 순간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긍정적으로 넘기려 해요. 욕이라도 해야 하나 싶다가도 ‘잘 넘겨야지, 준상아’라고 생각하죠. 일종의 훈련이에요. 그런 마음가짐을 반복적으로 갖다보면 쉽게 안 바뀌더라고요. 10년 후, 60세 때도 이렇게 인터뷰하면 좋겠네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