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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16일(木)
남북經協 확대가 비핵화 이끈다는 인식이 잘못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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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관계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면서 “남북관계 발전이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는 동력”이라고 밝혔다. 이 표현만 떼놓고 보면 대의명분에 부합하고, 주권국가의 지도자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북핵 문제의 엄중함, 북한의 핵 전략, 그리고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핵 폐기를 이루겠다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공감대와 노력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잘못된 북핵 해법이 될 가능성이 크다.

첫째, 북핵 해법 기조를 뒤엎거나 무력화(無力化)할 가능성이 크다. 미·북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더라도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통일경제특구 설치,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 등을 상세히 밝힌 것으로 봐서 남북관계 발전은 경협(經協) 확대로 해석된다. 이런 접근법은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는 물론 우리 정부의 5·24 조치와도 배치된다. 미 국무부가 경축사 직후 “북한에 대한 통일된 대응”을 강조하고, 재무부는 중국·러시아의 법인과 개인들을 추가 제재한 것도 우연으로만 보기 힘들다. 둘째, 문 대통령 구상에는 자가당착적 요소도 있다. 문 대통령도 비핵화가 이뤄져야 이런 변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남북관계 발전으로 비핵화를 견인하겠다면서, 비핵화를 경협 전제조건으로도 내세운 셈이어서, 무엇이 진의인지 헷갈린다. 셋째, 비핵화를 뒤로 돌리고 경협을 앞세우는 것은 북한 전략이다. 북한은 국제 제재에 굴하지 말고 개성공단·금강산 사업을 재개할 것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전력 공급을 시작했는데, 제재 예외를 제대로 인정받았는지 불투명하다.

북한 김정은 체제가 쉽게 핵 야욕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지난 25년 동안 핵 협상 실패의 뼈저린 교훈 때문에 체제가 흔들릴 정도의 제재가 있어야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공감대에 이르렀고, 중국·러시아까지 동참했던 것이다. 지금 남북 경협을 통해 대북 제재가 약화하면 비핵화는 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의 비핵화 과제는 외면하면서 한반도 신경제의 청사진만 강조하는 것은 잘못된 메시지를 주게 된다. ‘한반도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북핵 폐기를 위한 노력에서부터 주인 노릇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문 대통령은 9월 평양방문 때도 이런 원칙을 견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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