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연락사무소 경비 34억 협력기금서 지원

운영 등 아직 美와 협의 중
내주쯤 일단 문 열 가능성

정부가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직접 공급하기 시작한 데 이어 운영 경비 34억7300만 원을 남북협력기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며칠 후면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힌 대로, 이른 시일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에 대한 유엔 대북 제재 면제와 관련, 한·미 간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소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한·미 공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통일부는 제29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2018년 운영경비 34억7300만 원을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지원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통일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14일부터 남측에서 직접 공급하기 시작했다. 전력 직접 공급과 관련, 정부는 ‘비용과 효율’ 측면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발전기와 경유를 개성공단 내로 반입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유엔 대북 제재 위반 소지가 있어 한·미 간 협의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보수 과정에서 발전기와 경유 등을 개성공단 내로 반입했다. 발전기는 대북 제재 대상 품목이지만, 공사 이후 반출을 전제로 한·미 간 협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공사 이후 운영과정에서도 발전기와 경유를 계속 반입하는 것에 대해서 미국 측이 제재 위반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면서 8월 17일 연락사무소 개소는 사실상 무산됐다. 외교 소식통은 “정부가 결국 유엔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력 직접 공급’이라는 우회로를 택했다”며 “미국의 속내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주·박준희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