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범죄 보완입법 가시화… 통과까진 진통 예고

국회 ‘안희정’ 계기 논의 활발
“처벌 위해서는 꼭 필요”주장에
“무고한 피해자만 양산” 반론도

비서 김지은(33)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을 계기로 야당 여성 의원들의 ‘권력형 성범죄’ 관련 보완 입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여성의 명시적 동의 없이 이뤄진 성관계를 강간죄와 마찬가지로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 도입을 둘러싸고 찬반이 팽팽해 향후 법 통과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성범죄 관련 보완 입법에 대한 여성의원 긴급 간담회를 열고 “안 전 지사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은 ‘위력’의 범위를 지극히 경직되게 해석한 것”이라며 “법원이 입법 미비를 사유로 이같이 판단했다면, 이제는 입법부가 ‘노 민스 노 룰(No Means No rule)’과 ‘예스 민스 예스 룰(Yes Means Yes rule)’을 도입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송희경, 신보라, 김승희, 김현아 한국당 의원과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노 민스 노 룰’과 ‘예스 민스 예스 룰’ 도입에 관한 법안은 총 4건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 3월 19일 홍철호 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법 개정안은 ‘사람의 의사에 반하는 경우를 성폭력 범죄 요건에 포함 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같은 달 강창일·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들 법안 도입을 둘러싸고 ‘성범죄자 처벌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과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한다’는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야당 한 관계자는 “해당 법안들이 형법 사안인 만큼 일단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한 뒤 무고 형량을 높이는 등의 보완책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준영·이은지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