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최저임금 일방통행’ 논란

법원도 혼선 지적했는데… 주휴수당 포함 강행

법원 “판례에 벗어난 행정해석”
고용부는 “이후 판례 따라올것”

법원이 주휴수당을 월 근로시간에 포함해 최저임금 월급을 산정하는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이 판례와 어긋난다는 점을 명시한 가운데, 고용부는 기존 행정해석을 법제화한 ‘최저임금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개정안)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17일 “그동안 행정해석이 명확하지 않았고, 법원은 소정근로시간을 물리적으로 해석해 입장이 다른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며 “법원은 이미 존재하는 법을 기준으로 사안을 판단하기 때문에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그간의 행정해석이 법제화된다면 법원의 판례 역시 뒤따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박양준)가 지난 16일 소상공인연합회 측 이모 씨 등 4명이 고용부를 상대로 제기한 2018년도 최저임금 고시 취소 소송을 각하하면서 “정부 해석이 법원 판례와 달라 사회적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한 답변으로 강행 의지를 밝힌 셈이다. 대법원도 지난달 4일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유급휴일 임금인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주 8시간)은 소정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으나 고용부는 시행령 개정 입장을 굽히지 않을 태세다.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가 한 주를 모두 근무하면 지급해야 하는 휴일수당이다. 법원은 실제 근로시간인 174시간을 기준으로 월급을 나눠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게 옳다는 입장인 반면, 고용부는 매년 최저임금을 고시할 때 이를 월 209시간 근로시간 기준으로 적용한 최저임금 월급을 병기해왔다. 고용부는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해달라는 영세사업주의 요구와 이번 개정안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급제로 계약하는 근로자의 경우 계약 시점에선 주휴수당을 받을 정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채울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