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해양플랜트 온산공장 매각 결정

수주 경쟁에 밀려 일감 부족
“주식처분 등 자구노력의 하나”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모듈을 제작하는 해양 2공장(온산공장)을 매각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21일 이사회를 열고 온산공장 등 유휴 생산부지 매각을 승인했다. 온산공장은 지난 2012년 11월 준공됐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울산 울주군 온산읍 일대에 추가로 20만㎡ 부지를 매입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이후 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가 끊기면서 온산공장은 지난 2016년 가동이 중단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주식 처분, 사택·유휴 부지·자회사 매각 등 여러 자구노력의 하나”라며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온산공장이 매각되면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모듈 제작 해양공장은 울산 동구 방어동 일대에 있는 해양 1공장 한 곳으로 줄어든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해양 1공장의 일부 부지를 매각하기도 했다.

현재 이곳에서는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드마옵코으로부터 수주한 나스르 원유 생산설비를 제작하고 있는데 독(선박 조립 시설)이 있는 부분 등을 뺀 31만2784㎡ 크기 부지를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에 팔았다.

이러한 현대중공업의 해양공장 매각은 위기에 처한 한국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사업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중국, 싱가포르 등 싼 인건비로 중무장한 경쟁자들에 수주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태다.

해양1공장도 나스르 원유 생산설비가 이달 25일 전후로 인도되면 가동이 중단된다. 해양1공장이 가동을 멈추는 것은 1983년 준공 이후 처음이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