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美中 9월 잇단 빅이벤트… 복잡해지는 北核방정식

시진핑 9·9절 전후로 방북說
文대통령은 중순쯤에 평양行
트럼프 하순 유엔연설도 관심

核신고 - 종전선언 ‘딜’ 촉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임박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9월 초 방북설, 문재인 대통령의 9월 중 평양 정상회담 등으로 미·북 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 방정식이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지원하에 종전선언 채택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북한과 대중국 봉쇄전략 차원에서 종전선언 카드의 가치를 재고 중인 미국이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조속한 미·북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남·북·미·중의 4각 신경전은 더욱 첨예해지는 양상이다.

20일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성과가 향후 시 주석 및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따른 비핵화 협상 방향과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9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거론한 대로 폼페이오 장관이 “곧(soon) 4차 평양 방문”을 한다면 북한 정권수립일인 9·9절 전후 방북설이 나오고 있는 시 주석, 9월 중 평양을 찾는 문 대통령보다 먼저 방북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볼턴 보좌관이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1년 내 비핵화”를 언급하는 등 시간표를 제시하고 나선 만큼, 지난 7월 초 3차 방북 당시 ‘빈손 귀국’ 지적을 받았던 폼페이오 장관도 김 위원장에게 핵시설 신고나 핵탄두 반출 같은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약속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근 각종 선전매체를 통해 대북제재를 비판하면서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무난히 넘길 경우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이란 호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은 단계적·동시적 조치라는 북한 입장에 동조하고 있으며, 종전선언 참여에도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내 종전선언’을 목표로 하고 있는 문 대통령까지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관련해 김 위원장과 같은 목소리를 낼 경우 미국은 오히려 대북제재를 강조하며 대북 압박 수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도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