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 Science >삼성도 가세…‘AI 스피커’ 2차대전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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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뉴욕서 ‘갤럭시홈’ 첫선
항아리 모양 빅스비 2.0 탑재
가전도 제어 생태계 구축 유리
출시일·가격 등은 11월 공개

선두주자 ‘아마존’ MS와 협업
알렉사·코타나 연내 통합키로
구글·애플 맹추격 견제 의도
알리바바 등 中업체 저가공세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을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 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선두 주자인 아마존은 구글과 애플을 견제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맞잡았다. 삼성전자도 연내 AI 비서 ‘빅스비 2.0’을 탑재한 AI 스피커 ‘갤럭시홈’을 출시하면서 아마존과 구글의 양강 구도에 도전장을 던진다. 알리바바 등 중국업체의 추격전도 거세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미국 뉴욕에서 자연어 인식률을 높인 빅스비 2.0을 탑재한 스피커 갤럭시홈의 외형과 콘셉트 등을 ‘깜짝’ 공개했다. 외관은 다리가 셋 달린 작은 항아리 모양이다. 갤럭시홈은 하만의 AKG 스피커 6개가 탑재돼 있고 바닥에는 우퍼 1개가 달려 있어 입체적인 음향을 제공한다. 마이크를 8개 넣어 멀리 떨어진 이용자의 목소리도 인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음악을 매끄럽게 재생하기 위해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와도 협업했다.

아직 갤럭시홈의 출시일이나 정식 공개 일정,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오는 11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AI 스피커에서 2∼4년가량 뒤처진 후발 주자다. 이미 해외에서는 아마존과 애플이 시장을 장악했고,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업체와 포털업체들이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삼성전자 AI 스피커는 TV나 냉장고 등 가전을 제어하는 데 강점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집 안 모든 가전과 스마트기기를 아우르는 ‘갤럭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얘기다. 아직 대부분 AI 스피커는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데 머물러 있다. 빅스비 2.0의 음성 인식률, 마이크 품질, 스피커 음질 등이 완성도를 가를 것으로 점쳐진다.

아마존과 MS는 AI 스피커 시장 지배력을 늘리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한다. 지난 16일 미국 아마존은 AI 비서 ‘알렉사’와 경쟁사인 MS의 AI 비서 ‘코타나’의 각종 기능을 연내 통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2014년 업계 최초로 AI 스피커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점했다. 알렉사라는 AI 비서·플랫폼을 개발한 후 이를 AI 스피커인 ‘에코’에 탑재해 글로벌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단 구글과 애플, MS처럼 PC나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가 없다는 게 약점이다. 반면 MS는 윈도10 운영체제(OS)를 탑재한 PC에 코타나를 내장했지만 이용자 수와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알렉사와 코타나의 기능 통합은 경쟁이 치열한 AI 스피커 시장 구도를 뒤바꿀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과 MS는 지난해 8월 업무 협약을 맺고 1년간 협력 방안을 연구해왔다. 기능이 통합될 경우 윈도 10을 쓰는 코타나 사용자들은 목소리 하나로 아마존닷컴에서 각종 물건을 주문할 수 있다. 아마존 에코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코타나를 불러내 윈도10에 접속한 후 이메일을 보낼 수 있게 된다.

이들의 협업은 구글과 애플의 추격을 견제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구글과 애플은 각각 AI 비서 ‘어시스턴트’와 ‘시리’를 보유하고 있다. 구글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AI 스피커 ‘구글홈’을 내놨고, 애플은 올 2월 시리를 탑재한 ‘홈팟’을 선보였다. 올 2분기 들어 구글의 AI 스피커 출하량은 449%나 증가했다.

알리바바 등 중국 업체들은 저가 AI 스피커를 쏟아내며 중국의 AI 스피커 시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가격을 공격적으로 떨어뜨리면서 시장 저변을 넓히는 만큼 중국 시장이 미국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