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물·산책으로 생체리듬 되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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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 다녀왔는데 보름이상 피곤하다?

휴가 후유증 방치땐 만성피로化
스쿠버·등산등 활동량 많았을땐
스트레칭·산책통해 근육 풀어야
물 많이 마시고, 잠은 7~8시간
비타민제 복용도 회복에 효과적

피부 일어날땐 벗기지 말아야
일광화상 통증땐 진통제 복용

유난히 더운 올해 여름이 서서히 끝나가면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휴가 시즌도 마무리되고 있다. 다만 여름 휴가를 다녀왔는데, 평소보다 더 지치고 피곤하다면 휴가 후유증을 의심해 보자. 대부분의 직장인은 하루 이틀이면 생체리듬이 어느 정도 돌아오고 1~2주면 완전히 회복된다. 상태가 심하면 몇 주 동안 극심한 휴가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치할 경우 만성피로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여름방학이 끝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휴가 후유증을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당분간 술자리 피하고 많이 자라 = 휴가 뒤에 오히려 피로와 소화불량 등 후유증을 앓는 사람이 많다. 이는 휴가 기간에 맞춰졌던 생체리듬이 직장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이다. 특히 불볕더위, 열대야 등이 수시로 발생한 최근의 폭염에는 몸이 환경에 스스로 적응하는 자동시스템이 고장 나기 쉬워 휴가 후유증이 깊어질 수 있다. 휴가 기간에 너무 무리하게 활동했거나 평소보다 많은 양의 술과 담배를 한 경우, 장시간 비행기·자동차 여행을 했거나 평소에 안 하던 여러 가지 운동이나 놀이기구를 한꺼번에 했다면 허리와 근육의 피로감이 더할 수 있다.

휴가철 무리한 동작과 자세로 통증이 지속될 경우 몸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우선 생체리듬을 직장 생활에 적응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현재 휴가 후유증을 앓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1주 정도는 늦은 술자리를 피하고, 하루 7~8시간 수면을 취해 휴가 이전 수면 습관을 되찾도록 한다. 그래도 피곤하면 근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점심시간에 낮잠을 10분에서 20분 정도 자두는 방법도 좋다.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며, 비타민제를 복용하면 몸의 회복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휴가 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돼 온몸이 무기력해지거나 아프면 다른 병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병이 있는 사실을 몰랐다가 휴가를 거치면서 생체리듬이 바뀌어 증세가 악화돼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가벼운 운동과 스트레칭은 도움 = 여름 휴가 때 자신이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이나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했다면 우리의 몸은 피로해진다. 등산이나 스킨스쿠버와 같은 활동량이 많은 활동을 한 경우에는 피로와 근육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무리한 활동 후 생기는 근육 통증을 ‘지연성 근육통’이라고 하는데, 근육에 미세한 손상이 발생해 나타난다. 보통 5일 이내에 좋아지지만, 일부러 통증을 일으키는 활동은 피해야 한다. 휴가 중 활동 없이 너무 누워만 있어도 허리 통증 등이 심해질 수 있다.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허리 근육이나 디스크에 무리가 오게 된다. 휴가 후 피로를 풀고 더 활기차게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가벼운 운동이 좋다. 스트레칭이나 산책 또는 걷기, 조깅 등과 같이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루 30분에서 1시간 정도 해보자. 시간을 내 운동을 하기 어렵다면 평소에 자연스럽게 활동량을 늘려도 된다. 계단 오르기는 쉽게 할 수 있고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어 추천된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절대 무리하거나 너무 많은 땀을 흘려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여름에 실외 운동을 할 경우에는 해질 무렵 선선한 시간대에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운동 전후 적절한 수분 보충도 잊지 말아야 한다. 운동을 과도하게 하면 오히려 몸이 더 피곤해지고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운동량과 강도는 점진적으로 늘려야 한다. 강도가 높은 운동을 했을 때에는 2일 정도 휴식을 취한 다음에 운동하는 게 좋다.

◇피부에 남은 휴가 흔적도 관리 = 건강하게 보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일광욕을 즐기는데 지나치면 피부가 붓고 따가우며 심한 경우 물집이 생긴다. 이는 태양광 속의 자외선에 의해 피부가 화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껍질이 일어날 때는 일부러 벗기지 말고 자연스레 벗겨지도록 해야 한다. 이 경우 자주 씻거나 과도한 마사지를 하면 오히려 피부에 좋지 않다. 일광화상으로 통증이 심하면 약국에서 일반 진통제를 사 먹으면 된다. 만일 증상이 심하면 의사를 찾아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휴가를 다녀온 뒤 기미나 주근깨 같은 피부병이 생기거나 이미 있던 기미나 주근깨가 심해질 때도 있다. 이런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적으로 탈색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땀을 많이 흘려 수분이 부족해진 피부를 위해 하루 ７~８잔의 물을 꾸준히 마셔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좋다.

<도움말 주신 분들=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최민규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