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일자리 99.7% 민간이 만든 美, 세금으로 버티는 韓

한국과 미국의 일자리 창출 공식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 상반된 정책이 고용성적표를 극과 극으로 갈랐다. 미 노동부의 7월 고용통계를 보면 비농업 일자리는 1년 새 240만 개 늘었다. 제조·건설·전문직종은 물론, 내리막이던 소매업까지 고루 증가했다. 청년(16∼24세)실업률은 52년 만의 최저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신규 일자리의 원천이다. 1년 간 정부 부문에서 늘어난 일자리가 8000개에 그친 반면, 민간 일자리는 239만2000개로 99.7%를 점했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든다는 명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통계다.

국내에선 7월 일자리가 불과 5000개 늘어났을 뿐이다. 최근 몇 년 30만 개 안팎 증가해온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고용참사다. 구체적 내역을 보면 더 기막히다. 공공부문(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 일자리가 6만6000개 증가한 대신, 제조업과 음식숙박, 도·소매 등 고용 최전선에서 3만8000∼12만7000개씩 사라졌다. 공공부문을 제외하면 6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고, 공공 성향의 보건·사회복지 업종의 증가분 14만9000개까지 감안하면 민간 고용 위축은 훨씬 심각하다.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건 고정관념”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은 2022년까지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정부가 일자리 주체로 나서면 세금을 축내고, 민간의 고용 창출 여력마저 잠식하게 된다.

미국의 일자리 잔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친기업 정책이 있다. 파격 감세와 탈(脫)규제, 물불 안 가리는 투자 유치로 기업 환경은 최고조에 올라 있다. 수익이 늘어난 기업은 자발적으로 임금을 올리고 있다. 올해 미국 기업 투자도 11% 늘어난 1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가 투자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이 부응하니,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문 정부가 출범 후 일자리를 만든다고 54조 원을 투입했음에도 결과는 참담하다. 내년엔 더 퍼부을 태세지만, 소득주도 성장 미망에 붙들려 있는 한 막대한 세금만 허비할 뿐이다. 고용 참사 악순환을 끊는 유일한 길은 정부 아닌 기업이 일자리를 만든다는 상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