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육상 200m 박태건, 32년만의 AG 금 향해 달린다

33년 묵은 한국 남자 200m 기록을 깬 박태건(27·강원도청)이 이젠 3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박태건은 지난 6월 28일 정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국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에서 20초 40을 작성했다. 장재근(56) 화성시청 감독이 1985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작성한 20초 41을 33년 만에 0.01초 앞당겼다. 상승세를 연출하고 있기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기대된다. 올 시즌 아시아 최고 기록은 중국의 셰전예(25)가 지난 5월 작성한 20초 16. 셰전예는 지난달엔 20초 25를 남겼다. 박태건의 20초 40은 올 시즌 아시아권 7위에 해당한다. 남자 200m는 28일 진행된다. 우승은 20초 20대에서 정해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박태건은 “20초 20대는 충분히 달릴 수 있다”면서 “20초 41이 20초 40이 될 때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근 감독은 1982 뉴델리, 1986 서울아시안게임 남자 200m에서 2연패를 이뤘고, 그 뒤 2014 인천아시안게임까지 한국은 이 종목에서 7회 연속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박태건의 주 종목은 400m였다. 그러나 2015년 강원도청 입단 후 최선근 강원도청 감독의 권유로 주 종목을 200m로 바꿨다. 2016년 6월 고성통일전국실업선수권에서 20초 93을 남긴 박태건은 지난해 6월 코리아오픈에서 20초 69, 1년 뒤인 6월 전국선수권에서 20초 40을 작성했다. 200m로 종목을 바꾸고 3년도 되지 않아 역대 국내 최강자로 우뚝 섰다.

박태건은 또 개명했다. 박태건의 이전 이름은 박봉고. 봉황 봉(鳳), 높은 고(高)의 좋은 뜻을 지녔지만 박태건에겐 스트레스였다. 어린 시절부터 차 이름에 빗댄 놀림에 시달렸고, 지난해 6월 코리아오픈에선 장내 아나운서가 ‘봉구’로 이름을 잘못 부르기도 했다. 박태건은 지난해 11월 클 태(泰), 세울 건(建)으로 이름을 바꾼 후 마음의 짐을 덜어냈고 자신의 이름대로 큰 기록,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리고 이제 아시안게임 정상을 향해 달릴 채비를 마쳤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