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탈모의 시즌’이 돌아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낮에는 기온이 높지만 아침저녁으로 쌀쌀함이 느껴지는 환절기에는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이 늘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용산구 서계동 소화아동병원이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로 북적이고 있다. 자료사진

- 아침저녁 ‘선선’… 일교차 큰 날씨 건강관리 요령

기온차 커지면서 면역력 급감
출퇴근 때 긴소매 옷 챙기고
손씻기 등 위생 철저히 해야

두피 건조해지며 모발 힘 약화
미지근한 물로 매일 감아줘야
일조량 줄어 우울증도 주의를

올여름 기록적 폭염이 한풀 꺾인 뒤 곧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코앞에 다가왔다. 환절기의 시작에 있는 9월에 들어서면 일교차가 커지면서 건강관리도 주의해야 하는 시기다. 이때는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면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바이러스 증식이 쉬워져 감기나 독감 등의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역시 늘어난다. 또 가을철에는 일조량이 부족해지면서 우울증이 증가한다. 탈모에 영향을 주는 남성호르몬 분비가 일시적으로 많아져 탈모가 심해지기도 한다.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정신건강, 피부건강 등 환절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질환을 미리 점검해야 건강하고 행복한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다.

◇감기 조심…호흡기 질환 주의=환절기 가장 조심해야 하는 호흡기 질환은 감기다. 감기 바이러스는 날이 추워지거나 일교차가 커지면 더 오래 생존하는 특성이 있다. 우리 몸은 여름철 습한 공기에 적응해 있다 갑자기 공기가 건조해지면 호흡기 점막이 약해진다. 또 일교차가 커지면 사람들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균에 접촉할 확률이 높아지고 결국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게 된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8일 “독감이라고 이야기하는 계절성 독감은 백신이 있지만 모든 감기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약은 없다”며 “우리가 바이러스와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인파가 밀집한 곳은 피하고 손 씻기와 같은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환절기 호흡기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출퇴근길이나 외출 시에는 긴소매 옷을 상비하는 등 체온 관리를 해야 한다.

일교차가 심해지면 인체 적응력도 떨어져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등과 같은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주변 환경을 청결히 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 등이 생기지 않도록 이불이나 베개 등을 자주 세탁하고 햇볕에 말리며, 애완동물의 털을 실내에서 제거해야 한다.

◇천고마비 따라 늘어나는 술도 조심=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면서 갑자기 우울해졌다가 광선치료를 하면 우울 증상이 호전되는 특수한 형태의 우울증(계절성 정동장애)이 있다. 계절성 정동장애의 주 증상으로는 슬픔, 짜증, 불안, 활동 저하, 탄수화물 섭취와 관련된 식욕 증가, 체중 증가, 수면 증가, 낮 시간 동안의 졸림, 일이나 대인관계에서의 문제 발생, 생리 불순 등이 있다. 햇볕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낮 동안 야외 활동을 늘리고 주위 환경을 바꿔주면 완화된다.

다만, 이러한 우울한 문제를 술로 풀면 안 된다.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가을은 여름에 비해 낮 시간이 짧아 일조량이 감소해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전 원장은 “체내 세로토닌 감소로 우울한 감정을 느끼면 기분을 달래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며 “적은 양의 알코올은 일시적으로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술이 주는 효과가 사라지면 다시 우울해져 결과적으로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피 건조하면 탈모 위험=가을에 탈모가 심해지는 이유는 여름 동안 강한 햇빛과 과다한 두피 분비물들에 시달려온 모발이 시간이 흐르면서 다량으로 빠지기 때문이다. 또 이 시기 탈모에 영향을 주는 남성호르몬 분비가 일시적으로 많아지는 점도 원인이다. 남성호르몬은 모발의 성장과 발육에 필요한 에너지의 생성을 방해해 모근(毛根)을 에너지 부족 상태로 만든다. 특히 앞머리와 정수리 부분에 있는 머리카락의 성장을 억제한다.

가을철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며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또 서늘하고 건조한 가을 날씨로 두피가 건조해져 각질이 쌓이기 쉬우므로 두피 건강도 평소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머리에 기름기가 많고 비듬이 있는 사람은 노폐물과 지방, 세균을 제거하기 위해 매일 미지근한 물로 머리를 감아 청결을 유지하는 게 좋다.

최지호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탈모 예방에 좋은 특별한 음식물은 없고 식품으로 탈모를 치료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도 없다”며 “다만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균형 잡힌 식단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두피의 혈액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두피 마사지도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과도한 경우는 오히려 탈모를 촉진시킬 수 있다. 그 밖에 스트레스, 피로, 수면 부족, 술, 담배, 편식, 급격한 다이어트와 체중감소, 수술, 빈혈, 갑상선 질환 등에 의해서도 탈모가 심해질 수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