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드루킹 수사가 未完인 이유와 여론조작 엄단 당위성

‘드루킹’(본명 김동원) 사건의 핵심은 세 가지였다. 첫째, 지난해 5·9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드루킹 일당이 불법 여론조작을 했는가. 둘째, 그 과정에 김경수 경남지사 등 현 여권 인사들이 관여했는가. 셋째, 지난해 5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발 이후 경찰·검찰의 엉터리 수사와 범죄 방조 의혹이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7일 수사 종료와 함께 발표한 수사 결과는 첫 번째 의혹 일부만 새롭게 확인했을 뿐이다. 다른 여권 인사 관련 의혹, 부실 수사 부분은 손도 대지 않았다. 진실 규명은 결국 미완(未完)으로 남았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드루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하고(네이버 업무방해),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대가로 도움을 요청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했다. 김 지사는 2016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드루킹과 공모해 댓글 11만 8866건에 8840만1214번 부정 클릭을 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조작했다고 특검은 발표했다. 김 지사는 공모를 부인하고 있어 사법적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여론조작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다. 드루킹 일당과 관련자들이 재판을 통해 엄중한 처벌을 받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도 다시 여론조작이 일어난다고 봐야 한다. 선거에서 승리하기만 하면 불법 선거운동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선례를 남길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이나 다음 정권에서 드루킹 사건을 재조사하자는 주장이 나올지도 모른다. 여론조작을 네이버 업무 방해죄로 처벌해야 하는 현행법도 문제다. 여론조작은 선거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광범위하게 일어난다. 관련법 전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가정보원·기무사 댓글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당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 특검 수사는 막을 내렸지만, 더 많은 과제가 미래로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