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미훈련 재개’ 강수… 靑 “긴밀 협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對北 ‘군사 압박’ 제임스 매티스(왼쪽) 미국 국방장관이 28일 버지니아 주 알링턴 국방부 청사에서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과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더 이상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뒤 질문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매티스 “한미훈련 더이상 중단 계획 없다”
靑 “연합훈련 유예결정은 당해에만 적용”

美국무부 “FFVD가 최종 목표
北 약속이행 준비됐을 때 대화”

청와대는 29일 미·북 비핵화 협상에 따른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관련해 “지난 번 한·미 간 협의는 당해 군사훈련에만 적용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진전 상황을 감안해 한·미 간에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앞서 “더 이상 훈련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미 모두 내년 군사훈련 재개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이 같은 언급이 향후 미·북 협상 및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매티스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군사훈련 재개에 대해) 한·미 간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진전 상황을 봐 가면서 한·미 간에 협의하고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비핵화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나”는 질문에 “그 또한 비핵화 논의가 진전되는 것을 봐 가면서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한·미) 연합훈련 유예 결정 때 내년 키리졸브(KR) 연습 유예가 포함됐나”는 질문에 대해 “당해 훈련에만 적용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연합훈련 유예와 관련, 한·미 간 기존 합의의 연장 선상에서 발언한 내용으로 보이며 다른 합의가 이뤄진 것은 없다”며 “한·미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 과정이 흔들림 없이 진전돼야 한다는 확고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28일(현지시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더 이상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선의의 조치로 대규모 군사 훈련 여러 개를 중단했다”며 “이제는 더 이상 훈련을 중단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몇몇 훈련이 중단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선의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만약 (대통령이) 지시한다면 중단하겠지만, 지금으로선 더 이상 중단 계획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매티스 장관은 이어 “앞으로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미래를 헤아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은 브리핑에서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주요임무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국무부가 진행 중인 외교·경제적 노력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유엔 대북 제재 위반인 선박 간 원유 환적을 막기 위한 항공과 해상 작전을 시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평양 방문 연기 결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북한을 완전하게 비핵화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분명해지면 관여(engage)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사실상 현 시점에서는 결렬 상태로 보면서 군사·경제적 압박으로 대북 정책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병채 기자 haasskim@, 워싱턴=김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