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총선 1년半 앞인데 현역의원 ‘장관 겸직’너무 많다

5개 부(部)의 교체 장관 후보를 지명한 30일 개각 발표는 현역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 문제에 대한 우려를 더 키웠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 지명자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지명자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어서, 이들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겸직이 18개 부처 장관의 39%인 7명에 이른다. ‘3권 분립’ 취지 위배라는 근원적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2020년 4월 15일 실시될 제21대 총선을 1년 반(半) 정도 앞둔 시의(時宜)에 비춰서도 겸직이 너무 많다.

의원내각제 아닌 대통령중심제 아래의 장관·의원 겸직은 원칙적으로 없어야 한다. 입법부 본연의 역할 중 하나인 ‘행정부 감시·견제’를 훼손한다. 차기 총선을 의식하는 겸직 장관은 정책·예산 등에서도 자신의 지역구 이해관계와 무관할 수 없다. 역대 정부 거의 모든 겸직 장관이 이를 입증했다. 설령 불가피하더라도 최소화해야 하는 이유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가까운 예다. 그는 지난 10일 취임하기 하루 전의 국회 청문회에서 “현재로서는 다음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다. 장관 임기는 1년 반 정도”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조각 당시 5명을 겸직하게 해 “국무회의가 민주당 최고위원회”라는 개탄과 함께 ‘포퓰리즘 국정’ 우려를 자초했다. 그러고도 더 늘리려는 것은 편의주의의 전형이다. 국회는 ‘의원은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 외의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다’는 현행 국회법 제29조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그 전까진 지명자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하거나 차기 총선 불출마라도 공식화하는 것이 정도(正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