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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31일(金)
역효과 더 클 ‘세금 일자리’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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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미국도 일자리가 온 국민의 큰 관심사다. 다만, 미·일 양국은 그 방향이 우리와는 정반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른바 ‘아메리카 퍼스트’ 기치 아래 자국 보호주의로 전환, 중국과의 무역전쟁도 불사하고 있다. 오로지 미국 내 일자리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으로 2년 가까이 밀어붙인 결과 거의 완전 고용 수준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3차 중임을 통해 일본 역사상 가장 길게 총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아베 신조 총리의 양적완화와 엔화 평가절하 등의 정책을 통해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에 마침표를 찍고 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고용 역시 장기간 수요 초과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 수입도 계속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은 정부의 정책이 기대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인데, 재정정책보다는 무역정책과 금융정책 수단이 주로 활용된 것이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저출산과 고령화·양극화 및 고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확대 재정정책 의지가 분명하다. 23조5000억 원을 투자해 공공부문의 일자리 81만 개를 창출하고 청년의 취업과 창업 지원,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통해 민간 일자리 창출도 지원한다는 것이다. 전년에 비해 취업자가 크게 줄고 실업률이 높은 만큼 전방위적인 예산 지원을 통해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 등 사회 서비스 일자리 9만4000명, 5년간 공무원 17만4000명 증원 로드맵에 따라 2019년 국민 생활과 안전 분야 국가직 공무원 2만1000명을 충원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여성과 노인 일자리 지원, 중소·중견기업 청년 추가 고용, 신중년 재취업 지원, 해외 일자리 지원, 사회적 경제 창업 지원 등에 예산 지출 방안이 마련됐다. 문제는, 정부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지난 여러 해 동안 일자리 지원 예산의 성과 평가를 통해 우리가 학습하고 있는 것은 재정 지출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는 그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며 경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준다는 점이다.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내건 문재인 대통령은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공무원 증원과 공공기관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경우 다수가 고유한 사업 영역이 자본 집약적이거나 민간부문과 충돌하는 등 고용을 더 늘리기 어려운 한계가 있고, 사회적 혁신 가치를 강조하면서 사내 창업을 장려하지만 이 역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처럼 소규모 개방경제인 경우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고용 창출은 민간 부문의 생산성 증대와 경쟁력 제고를 통해 가능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는 재정정책의 마중물 효과를 기대하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은 규제 개혁을 통해 제조업의 구조조정과 가치 사슬의 확대, 관광 등 서비스 산업의 유연하고 탄력적인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어야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공공부문의 ‘세금 일자리’를 늘리기보다는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돕는 것이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일도 그중 하나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기초적 연구·개발(R&D) 지원 역시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은 물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신바람나게 사업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는 일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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