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도’… 죽음의 하드코트

US오픈 테니스 연일 폭염
열사병·탈수로 기권 속출
얼음 수건 등 더위와 싸움

올 시즌 테니스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이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US오픈이 열리는 미국 뉴욕에선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US오픈 출전자들은 섭씨 32도를 웃도는 고온과 50%에 달하는 습도에 시달리고 있다. 하드코트는 무려 42도까지 치솟았다. 무더위로 인한 열사병, 탈수 증세로 필리피 크라이노비치(세계랭킹 33위·세르비아), 레오나르도 마이어(43위·아르헨티나) 등 5명이 기권하거나 포기했다. 선수들이 경기 도중 얼음을 감싼 수건으로 목, 머리를 감싸고 더위를 식히는 진풍경이 연일 연출되고 있다. 남자 선수들은 휴식시간에 상의를 벗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무더위 탓에 US오픈 사상 처음으로 폭염 대책을 마련했다. 남자단식은 3세트와 4세트, 여자단식은 2세트와 3세트 사이에 10분의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단, 선수 2명이 휴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 경기를 계속할 수 있다. 10분 동안 선수는 코트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코칭스태프와 대화할 수 없다. 앤디 머리(영국)는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스페인)와의 2회전에서 패한 직후 “세 번째 세트가 끝나고 얼음 목욕을 한 뒤 샤워실에서 나오면서 베르다스코가 그의 코치와 이야기하는 것을 봤다”며 “심판에게 규정 위반이라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계랭킹 6위이자 윔블던 우승자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4일 오전(한국시간)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남자단식 16강전에서 68위인 주앙 소자(포르투갈)를 3-0(6-3, 6-4, 6-3)으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조코비치는 16강전 직후 땀에 흠뻑 젖은 채 “나는 소자, 그리고 더위와 싸웠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