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액션플랜 - 南北美 종전선언’ 맞교환 제시하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최영애(오른쪽) 신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간담회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對北특사단 내일 방북

서울공항서 공군 2호기로 떠나
김영철 면담뒤 김정은 만날 듯

靑관계자 “이달 폼페이오 방북
분위기 만드는 것도 주요 목적”
남북정상회담은 20일전후 추진

5일 방북하는 대북 특사대표단이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의 맞교환 카드로 비핵화 시간표가 담긴 북한의 액션플랜(행동계획) 제시를 북측에 제안할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청와대는 9월 중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을 재추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미·북 간 협상 재개 방안도 함께 제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등에 따르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5일 공군 2호기를 이용해 서울공항을 출발하고, 오전 9시쯤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특사단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과 면담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과는 오찬 또는 만찬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특사단이 언제 서울로 돌아올지는 예측하기 힘들다”며 “밤늦은 시간에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박 2일 일정이었던 지난 3월 특사단은 김 위원장과 만찬을 함께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번 특사단 방북을 통해 남북정상회담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일정 등을 확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일정으로는 9월 20일 전후한 2박 3일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사단은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비핵화 협상을 조속히 재개하는 방안에 대해 북측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조건과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이번 특사단 방북에서 중요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는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핵 리스트 제출을 북한이 수용하는 것을 최상의 안으로 보고 있지만,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조치라고 할 수 있는 비핵화 일정 제시 등도 협상 카드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중 남·북·미(·중) 정상회담을 목표로 하고 있는 청와대는 북한이 특사단에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약속을 하고 이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9월 중 다시 방북하는 것을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10월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을 위해서는 미·북 간 사전 조율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금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하는 등 청와대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에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결과물을 반드시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동시에 청와대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4·27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이번 특사단 방북을 통해 비핵화를 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김 위원장의 약속을 받아야 한다”며 “비핵화 단어에 대해 미·북 간 해석이 다른데 비핵화 단어만 가지고 연막전을 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김병채·박준희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