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병역 특례’ 공정성 높이고 軍복무 단축은 중단해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재연된 ‘병역 특례’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문재인 정부의 전면 재검토로 이어지고 있다. 기천수 병무청장은 3일 “체육·예술 요원 등에 대한 병역 특례 제도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군(軍) 대체복무의 단계적 감축·폐지 등의 부처 간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현역 입영 대상의 의무경찰 전환복무 제도는 2023년 9월까지 완전 폐지가 확정됐고, 해양경찰·의무소방관 전환복무도 단계적 감축·폐지를 사실상 결정한 상황이어서, 관련 제도 전반에 걸쳐 축소나 폐지가 추진되는 셈이다.

병역은 ‘무(無)특혜’가 원칙이다. 하지만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에 기여한 체육·예술 특기자 대상으로 1973년 도입한 특례의 취지는 여전히 외면하기 어렵다. 다만, 공정성과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 4주간 기초군사훈련 후 특기 분야 34개월 활동을 병역의무 이행으로 간주하는 대상의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등 주로 일회성 성과만 내세운 현행 기준은 ‘로또 당첨’ 비아냥까지 자초했다. 대중가수 등을 포함해 엄격한 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산업기능요원 등으로 34∼36개월 대체복무하는 제도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계의 필수 인력 충당 등 국가적 필요성이 큰 만큼, 선발 공정성을 높이되 아직 폐지할 일은 아니다. 전환복무제 폐지 또한 공무원 대폭 증원을 위한 영구적 혈세 투입을 부르는 만큼 매우 신중해야 한다.

더욱이 안보 위기 해소가 요원한 현실에서 4일 국무회의는 ‘현역병 등의 복무기간 단축안’을 의결했다. 현행 21개월이 10월 전역자부터 2주 단위로 하루씩 단축된다. 육군의 경우 2020년 6월 15일 입대자부터 18개월로 줄어든다. 국방부는 현재 병력 61만여 명을 2022년까지 50만 명으로 감축할 예정이지만, 출산율 급감으로 그 수준조차 유지 가능할지 미지수다. 군 복무 단축을 이제라도 중단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