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소집때 ‘猛虎로 거듭나자’ 가슴에 새겼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학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민성 코치. 연합뉴스

‘AG 2연패’ 김학범 감독 소회
“힘들고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혼신다한 선수들 정말 고마워
병역특례 관해 일절 언급 안해
SNS 댓글도 보지말라고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우승 비결은 맹호로 거듭나자, 동료를 위해서 싸우자, 그리고 도전하는 챔피언이 되자는 마음가짐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처음 소집했을 때 ‘맹호로 거듭나라’라는 슬로건을 세웠다”며 “베트남과 4강전에선 특히 동료 선수를 위해 싸우고, 챌린징 앤 챔피언(도전하는 챔피언)을 강조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왓다”면서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고 응원해주신 팬들이 있었기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기사 검색 및 댓글 확인 금지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팬들의 칭찬, 비난 등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말자는 취지.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사와 댓글을 보지 말라고 지시했고, ‘이겨낼 놈이 있으면 보라’고 말했다”면서 “나 또한 기사를 보지 않았는데 굉장히 편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송범근(전북 현대)과 황희찬(함부르크)은 SNS 계정을 폐쇄했다고 들었다”면서 “선수들도 조금씩 이겨내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 기간 중에도 병역특례 논란이 불거졌다. 김 감독은 “(병역특례와 관련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포커스를 무조건 이기는 것에 맞췄다”고 강조했다.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이 가장 큰 고비였다. 연장 접전 끝에 4-3으로 힘겹게 승리했다. 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이 결승전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고 재역전을 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4강전, 결승전을 이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8강을 마치고 “‘너네 여기서 테니스 치면 되겠네’ ‘우리가 더 절박한데 이렇게 해서 우승하겠냐’고 심하게 꾸짖었다”고 덧붙였다.

일본과 결승전을 앞두고는 ‘도쿄대첩의 영웅’ 이민성 코치가 선수단을 자극했다. 이 코치는 1997년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1998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 일본과 원정경기에서 1-1이던 후반 41분 왼발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이 코치는 “예전엔 한일전이라면 전투적인 자세로 임했지만 요즘은 단순한 경기로 생각한다”며 “주장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게 미팅을 통해 선수단에게 한일전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힘들고 어려운 도전을 하겠다는 말을 꺼냈었는데, 약속을 지킨 것 같아 고맙다”면서 “응원해주신 팬들, 국민이 있었기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 감독은 2020 도쿄올림픽까지 U-23 대표팀을 맡을 예정이다. 김 감독은 “올림픽은 출전하는 팀들의 수준이 좋기에 걱정되고 중국은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했다”면서 “대충 준비하다가는 큰일이 날 것이기에 철저하게 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