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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07일(金)
아시안게임이 촉발시킨 병역특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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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면제 뒤 4주 군사훈련·544시간 재능봉사 … 점검은 부실
형평성 논란 45년 … 문화체육·과학·산업계 반발로 개정 못해

“병역면제 위한 선수발탁” 지적
월드컵·WBC 포함됐다 제외
원칙없는 고무줄 잣대 도마에

예술분야선 K-팝은 해당안돼
빌보드 200 두차례 1위 BTS
국위선양했지만 혜택 못 받아

예술·체육계 대체복무 한국뿐
대한체육회,성적 마일리지 검토
국회, 34개월 사회봉사 案 발의

저출산 등 병력자원 점점 감소
특례 인원 단계적 축소 불가피
모두 수긍할 합리적 개편 필요


지난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공식 폐막했음에도 우리 사회에 병역특례 폐지·재검토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숙적 일본과의 결승전 승리 등 우승의 견인차로 갈채를 받은 축구대표팀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과 달리 지난겨울 경찰청야구단과 상무 입단을 포기한 야구대표팀 오지환(28·LG), 박해민(28·삼성라이온즈) 선수 등은 ‘로또 금메달’이라는 비아냥을 받으며 체육 분야 병역특례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가 됐다. 이 제도가 국민개병제의 신뢰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병역 면탈을 위한 편법적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때마침 국위선양의 일등공신인 K-팝 전사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차트 1위 대기록이 나오면서 대중예술인에 대한 병역특례 차별 논란까지 더해졌다. 국방부는 지난달 병력자원 감소에 따라 전환·대체복무 인원을 전면 폐지하거나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앞으로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제가 법 개정을 통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주목된다.

1. 손흥민은 병역 면제됐나

외신은 손흥민 선수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소식을 전하며 “병역이 면제됐다”고 보도했지만, 엄격히 말하면 이는 사실과 다르다. 손흥민은 현역 입대는 피했지만, 군사교육 소집 4주를 포함해 병무청장이 정하는 분야에서 34개월간 자신의 특기 분야 예술·체육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해야 한다. 34개월 의무복무 기간 중 544시간 동안 재능기부를 통한 봉사활동도 해야 한다. 국외 활동 선수는 국외에서의 봉사는 전체의 절반인 272시간만 인정되며, 여기에는 반드시 재외국민 대상 봉사활동이 포함돼야 한다. 나머지는 국내에서 채워야 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중 병역 혜택 대상은 42명. 현역 복무 중인 펜싱 대표팀 김준호(24·국군체육부대) 선수와, 축구대표팀 황인범(22·의무경찰) 선수 등 2명은 조기 전역 신청이 가능하며 봉사 의무시간인 544시간에 미달하면 채울 때까지 복무가 연장된다. 하지만 특기 분야에서 34개월 복무하는 동안 국가의 복무 점검 절차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성실히 병역을 이행하는 현역병과 비교해 위화감을 조장할 수 있다는 논란은 여전하다.

2. 첫 수혜자는 양정모

운동선수에 대한 병역특례제는 1973년 병역특례법 제정으로 시작된 이후 45년간 수시로 기준이 변경돼 ‘고무줄 논란’이 계속됐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을 딴 레슬링 양정모 선수가 첫 수혜자가 됐다. 1973년 첫 시행 당시 올림픽대회, 세계선수권대회, 유니버시아드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하거나 한국체대 졸업 성적이 상위 10% 이내면 혜택을 받았다. 선수 기량 향상과 입상자 급증으로 1990년 4월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로 특례 대상이 축소됐다. 2002년 축구 월드컵 16위 이상 입상자가 추가되고,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4위 이상 입상자도 포함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로 박지성 선수 등 10명이 특례를 받았고, 2006년 WBC 4강 진출로 김태균 선수 등 11명이 혜택을 봤다. 두 대회서 특례가 늘자 형평성 논란이 일면서 2007년 축구 월드컵과 WBC 대회 입상자가 특례 대상에서 제외됐다. 체육 분야는 2008년 1월부터는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가 대상이다.

3. K-팝 빠진 예술인 특례

예술 분야 병역특례제는 1973년 첫 시행 때 ‘국제 규모 음악 경연대회 2회 이상 우승 또는 준우승’ ‘관계 중앙 행정기관이 인정한 사람’이 대상이었다. 1984년 9월 국제 예술 경연대회 2위 이상, 국내 예술 경연대회 1위 입상자, 5년 이상 중요 무형문화재 전수교육을 받은 자로 확대됐다. 2008년 1월부터 특례 인정 대회가 대폭 정비됐다. 음악은 123개 대회(유네스코 국제 음악대회 가입), 무용은 17개 대회(유네스코 국제 무용대회 가입 11개, 5회 이상 개최 및 9개국 이상 참가 대회 6개)가 인정됐다. 국제대회가 없는 국내 분야 8개 대회(국악, 한국무용, 미술 등)도 특례 범위에 포함됐다. 2011년 1월부터 국제 음악 경연대회가 123개에서 30개로 축소됐고, 2012년 7월에는 27개로 줄어들었다. 현재는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 예술 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중 입상 성적순으로 2명 이내,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내 예술 경연대회(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만 해당)에서 1위 입상자 중 입상 성적이 가장 높은 자, 중요 무형문화재 전수교육 이수자가 특례 대상이다. 예술 분야는 소속 복무기관이 없어도 되고 ‘개별 창작’ 활동도 인정된다.

4. 방탄소년단 병역특혜 논란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K-팝의 우수성을 알린 방탄소년단은 예술·체육 요원 병역특례제의 목적인 ‘문화창달과 국위선양’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세계 1위’ 청년들의 병역 의무를 면제하는 ‘세계 1등 청년 병역특례법’ 발의를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두 번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 멤버들이나 게임·영화·비보잉 등의 분야에서 한류를 일으킨 주역들이 대거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운동선수만을 위한 병역특례제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탄소년단이 대중문화 예술인을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하게 만드는 주역이 될지 주목된다.

5. 봇물 터진 국회 개정안

올해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에서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진성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대 국회 당시 병역을 면제하지 않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는 34개월 중 2개월을 소외지역에서 지도자로 봉사하는 정도의 ‘혜택’을 주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대 국회 들어 국방위 소속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봉사 기간을 2개월로 제한하지 않고 전체 병역 기간을 이행토록 규정한 법안을 내놨다. 복무 시점을 50세까지 본인이 선택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김 의원은 “선수들의 경력 단절 문제와 일반 청년들의 박탈감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소속인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병역특례제는 1973년 도입된 개발도상국 시대의 제도”라며 “2022년까지 병력자원이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전환복무, 의무경찰, 의무소방관 제도도 폐지하는 흐름에 맞춰 병역특례제 역시 폐지 등 제도 손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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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성적마일리지제 도입 논란

이번 아시안게임 해단식 기자회견에서 이기흥(63) 대한체육회장이 ‘개인적 의견’이란 단서를 달고 성적 마일리지제(누적제)를 통한 병역특례제를 언급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병역특례 논란은 아시안게임 야구·축구대표팀에서 집중적으로 불거졌다. 대회 전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부터 실력보다 군 면제 혜택을 주기 위해 일부 선수를 선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병역특례 논란이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4년마다 되풀이되는 이유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이 ‘군 면제 특급열차 티켓’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각 종목 국제연맹이 주관하는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이상으로 권위 있는 국제대회지만 병역특례 대상이 아니다. 성적 마일리지제가 현실화되면 축구의 경우 월드컵은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대회인 아시안컵 등 더 많은 대회에서 점수를 쌓을 기회가 생긴다. 아시안게임 때마다 되풀이되는 ‘로또 금메달’ 논란을 잠재울지 주목된다.

7. 수혜대상 반발로 개정 무산

정부가 공정성·형평성 논란이 그치지 않은 대체복무제 등 병역특례제에 과감한 수술을 하지 못한 이유는 대체복무제 수혜 그룹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국방부와 병무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과학계와 산업계, 문화체육계의 거센 반발 때문이다. 국방부는 2016년 연구기관에 3년간 종사하는 전문 연구요원 제도를 2020년까지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인재 해외 유출’을 피할 수 없다는 과학계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2002년에는 산업체의 제조·생산 분야에 종사하는 산업기능요원제도의 단계적 폐지안이 결정됐지만 산업계 반발로 2004년 무효화됐다. 2007년에도 같은 방안이 나왔지만 무위에 그쳤다. 이런 역사를 감안한 듯 국방부는 “내부 검토와 관계 부처 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라며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8. 대체·전환 복무폐지·감축

국방부는 병 복무 기간 단축 및 병력 감축 등 병력자원 감소에 대한 대책으로 의무경찰 등 전환복무자, 산업기능요원을 비롯한 대체복무자 등 병역특례 인원을 단계적으로 폐지·감축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24일 “의무경찰, 해양경찰, 의무소방 등 약 2만9000명에 달하는 전환복무를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감축·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병력자원 감소 및 병 복무 기간 단축(육군 병 기준 21개월→18개월) 시에도 차질 없는 병력 충원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국방부는 출생률 저하로 2020년대 초반부터 연간 2만∼3만 명의 병력자원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역 복무를 대신할 수 있는 전환복무자 수는 지난해 8월 기준 의무경찰(2만5370명), 해양경찰(2358명), 의무소방(1008명) 등 총 2만8736명이다. 대체복무자는 산업기능요원(1만3974명), 전문연구요원(6519명), 승선근무예비역(3348명), 예술·체육요원(151명), 공중보건의사(3617명), 징병전담의사(143명), 공익법무관(583명), 공중방역수의사(470명) 등 총 2만8805명이다. 국방부는 지난 2016년에도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 선발 규모를 2018년부터 해마다 줄여 2023년에는 한 명도 뽑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9. 병력자원 감소로 변화필요

대체복무제, 저출산 등으로 병력자원이 감소하면서 국방 자원 부족과 국방비 증가 등 안보 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다. 이에 병무청은 ‘병 복무기간 단축’을 포함한 국방개혁 추진 상황에 맞춰 자원이 부족할 경우 현역 판정비율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병무청은 현역 판정률을 지나치게 높이면 신체적·심리적 취약자가 입영해 군 전투력 유지에 오히려 장애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병역의무자의 군 복무 부담 능력과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고려해 이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의무경찰, 해양경찰, 의무소방 등 전환복무자와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공중보건의 등 대체복무에 대한 인력 지원은 국방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계적으로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은 매년 1만 명 이상 지원하던 의경은 이미 연도별 계획에 따라 감축하고 있으며, 향후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 대체복무에 대한 인력 지원 규모도 조정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10. 양심적병역거부 대체복무

헌법재판소가 병역법 제88조 ‘입영 기피자 고발’은 합헌, 제5조 ‘병역의 종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국방부는 종교 또는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이 군 복무 대신 교도소나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대체복무제를 허용하는 내용으로 병역특례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병무청·법무부 등으로 꾸려진 ‘대체복무제 실무추진단’은 이달 안으로 대체복무제 시행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체복무제는 병역 거부자가 군 복무 대신 공공분야와 사회복지 시설에서 근무하는 제도다. 2013년부터 지난 5월까지 모두 2756명의 병역 거부자가 사법처리 되거나 재판을 받고 있다. 대체복무자는 현역 병사처럼 합숙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힘에 따라 합숙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대체복무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와 소방서가 대체복무 인력 소요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공병원이나 노인 전문 요양시설은 합숙시설을 갖추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고, 대체복무 인력 소요도 그다지 많지 않아 배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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