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단면… 생계형 1t트럭 ‘포터’ 잘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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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소상공인 이용 늘어
아반떼·쏘나타보다 많이 팔려
대기물량도 1만3000대 넘어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른바 ‘생계형 차량 ’들이 베스트셀링 카 반열에 오를 정도로 많이 팔리고 있다. 불황의 단면이란 분석이다.

‘서민의 발’,‘불황의 차’ 등 다양한 별명을 가진 현대자동차 1t 트럭 ‘포터’는 1∼8월 국내 누적 판매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민의 동반자’로 불려온 한국지엠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 생산 중단 예정이어서 소상공인들은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1t 트럭 ‘포터’는 올 들어 8월 말까지 6만3672대가 판매됐다. 월평균 7959대가 팔린 셈이다. 이는 국내 누적 판매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같은 기간 7만5944대가 팔린 ‘그랜저’가 1위, 7만1451대가 팔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싼타페’가 2위다. 포터는 ‘아반떼’(5만1461대)와 ‘쏘나타’(4만4599대)보다 더 많이 팔렸다. 포터의 판매량을 연간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9만5508대다. 포터의 대기 물량은 1만3000여 대로, 연간 판매 10만 대에 조금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포터는 상대적으로 낮은 1520만∼2061만 원의 가격으로 운반 및 택배 차량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차다. 이에 업계에서는 포터의 판매량 증가를 불황의 척도로 보기도 한다. 정부가 2016년 소형 화물차의 신규 택배 차량 증차를 허용한 것도 판매 증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기아차의 1t 트럭 ‘봉고’도 1∼8월 누적 4만210대가 팔렸다.

꽃배달, 세탁소, 대리운전 등에 이용되며 인기를 누려온 한국지엠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도 올 들어 8월까지 총 5219대가 팔리는 등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차 값이 1000만 원 미만으로 취·등록세 면제, 주차요금· 통행료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누려왔다. 채산성이 맞지 않는 데다 정부의 환경 및 안전규제를 충족하지 못해 한국지엠이 2013년 생산중단을 선언했지만, 소상공인단체들의 요청으로 정부가 한차례 생산을 허용해 계속 생산되다가 내년 하반기에 결국 중단된다.

업계 관계자는 “포터, 봉고, 다마스, 라보 등 이른바 생계형 차량 들의 꾸준한 판매는 불황 장기화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의 생계형 차량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면서 “생계형 차량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