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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송원찬 교수의 중국어와 중국 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10일(月)
전통적 서적 분류기준은 經史子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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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그렇지만 중국은 역사 기록을 중시했다. 그래서 5000년 역사가 대부분 사서에 담겨 있다. 중국의 역사책으로는 보통 24사(二十四史)가 대표적이다. 24사는 대부분 정부 주도로 관에서 발간한 역사책으로 시대별 정사를 통칭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왕조별 역사책을 한데 모아 이르는 말로, 후대 왕조 시기에 기록한 것이 많다. 여기에 청나라 역사를 정리한 ‘청사고(淸史稿)’를 합쳐 25사라고도 한다. 물론 25사에 포함되지 않는 다른 역사책도 많다. ‘자치통감(資治通鑑)’이 대표적이다. ‘자치통감’은 특히 마오쩌둥(毛澤東)이 몇 번을 볼 정도로 좋아했다고 알려져 유명하다.

동양은 고대부터 역사를 매우 중시했다. 그래서 사관을 임명해 기록을 남기도록 했다. 그 이유는 농업 중심의 사회였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농사는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기후 변화를 살피는 데 기록만큼 좋은 참고자료는 없다. 지금 흔히 쓰는 달력도 농경사회에 꼭 필요한 자료로, 이 또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보는 도구다. 심지어 별자리 관찰도 이러한 기준에 부합된다.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서적을 분류할 때 보통 경사자집(經史子集)의 기준을 따른다. 문장이나 책을 그 내용에 따라 경서, 사서, 제자, 시문집 등으로 나눈 셈이다. ‘경(經)’은 경서로 통치사상이나 이념을 담은 책을 말한다. 통치의 기반이 되는 문장이니 당연히 가장 중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유교 서적으로 대표된다. ‘사(史)’는 역사책인 사서다. 그다음으로 ‘자(子)’는 다양한 주장이 담긴 ‘제자(諸子·많은 사람)’의 글을 말한다. 여기서 ‘자(子)’는 ‘아들 자’가 아니라, ‘남자’를 통칭하는 말이다. 물론 공자, 맹자, 노자라고 쓸 때는 보통 높임말이라 풀이한다. 자는 경서는 아니지만 볼 만한 문장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집(集)’은 다양한 시문집인데 문학적인 글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생활 속 문장도 다양하게 담고 있다.

현대적 관점에서 이 모든 기록은 중요한 문화자산이다. 특히 중시해야 할 기록은 바로 ‘자’에 속하는 다양한 제자의 글이다. 제자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노자, 장자의 도가나 한비자의 법가 등도 포함돼 있다. 이 글들은 지금도 매우 중시되고 있다. 그런데 어떤 글은 당시 주류였던 경서에 어긋나는 것도 적지 않으며, 심지어 반대되는 것도 많다. 또 약간은, 아니 많이 이상하고 황당한 내용도 있다. 당시 관념이나 기준으로 볼 때 기록하지 않아도 이상할 게 없는 문장일 수도 있었다.

자에는 특이하게 ‘잡가(雜家)’도 있는데, 이는 정말 잡스러운 주장들을 담고 있다. 고대 중국에서는 일정한 주장이 성립되고 그 일파가 모이면 이를 ‘가(家)’라고 했다. 특별한 이름을 짓기 어려운 주장이니 잡가라고 표현한 것이다. 당시에는 그렇게 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장은 모아서 남겨 둔 것이다. 천시했다면 없애도 무방했을 텐데 남겨두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는 시대적 비주류나 삼류에 대한 일종의 포용력의 문제다. 비록 엄격한 사회였지만, 그 정도의 포용력은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중국은 역사상 수많은 금서와 문자옥으로 대표되는 가혹한 검열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 정도의 포용력은 존재했던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 가치도 변하기 마련이다. 변화에 따라 이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주장이 새로운 기회를 얻기도 한다. 공산당 일당독재인 지금의 중국에도 이런 잡가들이 좀 더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나길 기대해본다.

한양대 인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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