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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석 교수의 古典名句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10일(月)
義氣肅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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是謂天地之義氣 常以肅殺而爲心(시위천지지의기 상이숙살이위심)

이는 천지의 의로움의 기운을 가리키는데, 항상 시들게 하여 죽이는 것을 뜻으로 삼는다.

송나라 구양수(歐陽脩)의 ‘추성부(秋聲賦)’에 나오는 구절이다. 늦은 밤 한참 독서에 몰두하던 작자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슬한 바람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드디어 가을이 찾아왔음에 탄식한다. 작자는 가을 날씨의 특징을 묘사하며 지금껏 무성하던 초목이 이제 곧 시들어갈 것을 아쉬워한다. 이어서 가을이라는 계절은 관료로는 형관(刑官)이고 기운으로는 음기에 속하고 무기의 형상이고 오행의 금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금의 기운에 대한 부연설명이 바로 위의 구절이다. 오행을 방위와 계절에 대비시키는 설은 춘추전국시대에 나왔지만 그것을 인간의 윤리인 오상(五常)과 대비시키는 설은 한대부터 시작됐다. 동방 목은 만물을 생장시키는 봄에 해당하니 따스한 인의 기운과 어울리고, 서방 금은 만물을 쇠락시키는 가을에 해당하니 냉정한 의의 기운과 어울린다고 보았다. 이 설은 일찍부터 확립됐고 나머지 세 요소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혼재하다 송대에 이르러 남방 화는 예, 북방 수는 지, 중앙 토는 신으로 보는 설이 확정됐다. 서울의 흥인지문(興仁之門), 돈의문(敦義門), 숭례문(崇禮門), 홍지문(弘智門), 보신각(普信閣)의 명칭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이제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푸르던 잎들은 머지않아 누렇게 변하고 낙엽이 될 것이다. 번성을 기뻐하고 숙살에 마음이 아픈 것은 인지상정이기에 예로부터 많은 시인 묵객은 가을의 쓸쓸함에 슬퍼했다. 그러나 가을은 쇠락의 계절인 동시에 결실의 계절이다. 가을을 맞이하여 내 마음의 성숙을 위해 바쁜 중에도 틈을 내어 서점에 들러보도록 하자.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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