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생활주택, 불연성 외벽·방화문 설치 강제해야”

- 건축물 화재 입법토론회

“기존건물은 피난로 보강
대책 마련않으면 형사처벌”

화재에 취약한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일정 유예 기간을 거친 뒤 법령 개정을 통해 안전 대책을 강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존 건축물의 화재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피난 안정성 확보를 중심으로 성능을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태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금융부동산팀장은 10일 더불어민주당 소병훈·임종성 의원 공동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건축물 화재 안전 강화를 위한 입법토론회’에서 “기완공된 도시형 생활주택에 불연성 외벽 마감재 교체 및 방화문과 스프링클러 설치 등을 강제해야 한다”며 “2년 정도의 유예 기간을 둬 기존 건축주들을 보호하고 이후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건축물 재난이 발생할 시 고의 범죄로 엄중하게 형사 처벌하는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150가구 이하의 소규모 주택단지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안전점검 권한을 최대한 시행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공동주택관리법은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장에게 해당 주택 관리와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한 업무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며 “지자체장의 권한으로 정기적인 안전점검을 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존 건축물에 대해 화재 피난 안전성 확보를 중심으로 성능을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2015년 경기 의정부 도시형 생활주택에서 134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와 지난해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경남 밀양병원 화재 때 대형 인명 피해 발생 요인은 초기 진압 실패 및 피난로 확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며 “2개 방향으로 피난이 가능하도록 설계 기준을 강화하고, 기존 건축물의 경우 외부계단 등의 설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규제 신설과 관련해 “대형 화재 발생 이후 규제를 신설할 때 모든 화재의 원인을 일반화해 모든 건물에 적용할 수 없다”며 “과도한 규제보다 필요한 요소에 집중해 적정한 규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