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난에 체불임금 급증… 우울한 ‘빈 손 추석’ 현실화

천안권 올들어 41.5%나 급증
충청 대부분 두자릿수 증가율

충청권 체불임금이 급증하고 있다. 경기침체,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충남 천안권과 충북권 근로자들의 체불임금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10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 밝힌 올해 체불임금 현황(7월 말 현재)에 따르면 올해 체불임금 액수는 857억여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4억여 원에 비해 25.3%(173억 원) 증가했다. 임금 체불을 당한 근로자 수도 지난 같은 기간 1만6396명에서 올해는 1만9401명으로 18.3%(3005명) 증가했다.

지난 2015년 이후 충청권 체불임금 증가 폭은 한 자릿수대이거나 소폭 감소하는 등 소강상태였으나 올 들어 급증 추세로 반전됐다. 2016년은 전년 대비 9.9% 증가했지만, 2017년 말은 전년보다 체임이 2.8% 감소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관내 5개 지청 가운데 체불임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천안청 관내로 나타났다. 천안권 체임액수는 지난해 7월 말 195억여 원에서 올해 276억여 원으로 41.5%나 급증했다. 두 번째는 충주지청 관내로, 체임액수는 지난해 7월 말 75억여 원에서 올해 102억여 원으로 36% 늘었다. 다음으로는 청주지청 27.2%, 대전 본청 11.7%, 보령지청 11.1%의 순이었다.

추석을 앞두고 해결되지 못한 체불임금이 급증하고 있지만, 체불 청산을 위한 사업주 대출제도 이용실적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근로복지공단 대전지사에서 연리 1∼2%대의 저리로 사업자에게 지원된 체불 청산 지원 사업주 융자를 이용한 사업장은 올해 3곳(1억4900만 원)에 불과해 실효성이 크게 떨어졌다. 노동 당국은 경기침체와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하면서 체불 임금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