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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10일(月)
김정은, 진정성 내세우려면 核리스트 신고부터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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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미국 등 국제사회를 향해 ‘비핵화 진정성’을 알아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북한이 9일 정권수립 70주년 기념행사를 예상보다 차분하게 진행한 것도 그 일환일 것이다. 미국은 6·12 미·북 정상회담 3개월을 앞두고 다시 제재 고삐를 죄고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것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 화성-15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등장시키지 않았고, 김 위원장 아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나서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관철하기 위한 경제건설 대진군”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방북한 문 대통령 특사단에게 자신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문 제기에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실천해왔는데 이런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런 북한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 의미 있는 변화로는 보이지만, 실질적 조치가 없으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정상 국가일 경우에도 외교적 언사만으로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하물며 북한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 의지를 내세우려면, 김 위원장이 육성(肉聲)으로 세계를 향해 직접 선언하고, 구체적 조치를 실천해야 한다. 가장 초보적 조치가 ‘정직한 신고’다. 영변의 플루토늄 핵시설 및 강선 고농축우라늄(HEU)공장 가동 중단 선언과 함께 핵 물질·무기·시설 리스트부터 신고해야 한다. 이것이 있어야 검증 및 비핵화 후속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 비핵화는 북한 주장과 잣대가 아니라, 이미 확립된 국제적 기준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곧 방북하는 문 대통령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1년 내 비핵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특사 방북 때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차 임기 내’로 다시 늦춰 비핵화 의지 자체가 의심받고 있는 형국이다. 문 대통령은 분명한 비핵화 일정표 및 초기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없이는 공동연락사무소, 종전선언,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 군사 대치 상태 완화 등에만 속도를 내선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럭비공’ 같은 행태 때문에 문 대통령의 중심잡기가 더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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