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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13일(木)
HOT를 HOT라 부르지 못한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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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 소유자·공연기획사
아직 상표권 사용 합의못해

내달 17년만에 컴백 콘서트
포스터에 공식 로고도 못써


▲  ‘HOT’라는 표기가 빠진 로고를 사용한 공연 포스터.
원조 아이돌 그룹인 H.O.T.(HOT·사진)가 오는 10월 17년 만에 다시 뭉쳐 공연을 연다. 이 공연의 공식 명칭은 ‘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Concert’. 하지만 ‘HOT’라는 표기는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을 상징하는 공식 로고도 포스터에서 빠졌다. HOT를 기다려온 모든 팬이 그들을 ‘HOT’라 부르지만, 정작 그들은 스스로를 ‘HOT’라 칭하지 못하고 있다. 상표권을 둘러싼 다툼 때문이다.

HOT라는 이름은 다섯 멤버의 것도, 그들을 키워낸 SM엔터테인먼트 소유도 아니다. HOT의 상표권은 그들을 발굴하고 육성시킨 연예기획자 A 씨가 갖고 있다. A 씨는 2001∼2004년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로 일하기도 했다. A 씨와 이번 콘서트를 진행하는 공연기획사 솔트이노베이션이 상표권 사용을 둘러싸고 합의를 보지 못했고, A 씨는 지난달 솔트이노베이션 측에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중지요청 및 사용승인의 건’이란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로 인해 HOT를 HOT라 부르지 못하는’ 촌극이 빚어진 것이다.

오랜 기간 HOT의 재결합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이런 상황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A 씨를 탓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그의 권리 주장은 정당하기 때문이다.

한 가요기획사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독립 후 휴대전화를 만들며 ‘갤럭시’라는 이름을 붙이면 삼성전자 측에서 이를 용인하겠는가”라며 “A 씨가 어떤 요구조건을 내세웠는지 알 수는 없지만 HOT를 전면에 내세워 공연을 추진할 때는 상표권자와 합의를 보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성장하며 특정 아이돌 그룹의 이름은 엄청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이후 상표권을 둘러싼 분쟁 역시 잦아졌다. 국내 최장수 아이돌 그룹인 신화의 경우 상표권을 둘러싸고 장기간 법적 다툼까지 벌이다가 지난 2015년 신화 멤버들이 상표권을 갖게 됐다.

반면 그룹 비스트는 전 소속사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전속계약 기간이 끝난 후 ‘하이라이트’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뭉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걸그룹 티아라의 멤버들과 전 소속사가 상표권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젝스키스의 경우 그들을 결성시킨 소속사가 상표권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YG엔터테인먼트가 다시 그들을 모은 후 지난해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며 “아이돌 그룹의 경제적 가치가 커지며 이 같은 분쟁은 향후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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