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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13일(木)
유엔제출 ‘판문점선언’ 영문본 논란에도 외교부 “합의충실”되풀이…靑은‘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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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적극추진 합의’대신
北번역‘연내선언합의’로 표현


최근 유엔에 제출된 ‘4·27 판문점 선언’ 영문본 가운데 ‘종전선언’ 문구가 당초 한국 측 번역이 아니라 북한 번역본을 그대로 옮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유엔 제출 과정에서 한국이 표기 순서나 방식 등에서 북한에 끌려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지적에 외교부는 ‘합의에 충실한 번역본’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청와대 측은 아예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13일 정부 당국자는 지난 7일 유엔에 제출된 판문점 선언 영문본에 대해 “남북 합의와 선언 원문의 취지에 충실한 번역본”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논란이 되는 ‘종전선언’ 조항에 대해 “남북이 4·27 정상회담 당시 연내에 종전을 선언한다고 합의한 것이 맞는다”며 “이후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각종 발언과 연설 및 정부의 설명에서도 이런 내용이 확인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4월 한국 정부가 내놓은 판문점 선언 영문본과 북한이 발표한 영문본은 분명히 차이가 있었는데도, 결국 북한 측 영문본의 표현으로 통일돼 유엔에 제출됐다는 점에서 한국이 북한주장을 수용했다는 관측이 많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4월에 발표한 판문점 선언 영문본에서 ‘종전선언을 ‘연내 추진하는 데’에 합의했다’고 표현된 것은 당시에 우리 정부는 그런 인식이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월 한국 정부는 판문점 선언 비공식 영문본에서 종전선언을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다(agreed to actively pursue)’라고, 북한은 ‘연내에 종전을 선언하기로 합의했다(agreed to declare the end of war this year)’라고 표현했었다. 하지만 유엔 제출본에는 북한 측 표현이 그대로 반영됐다.

신 연구위원은 “적어도 정부는 종전선언에 대한 영문 표현이 달라진 이유나 경위에 대해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 선언이 유엔에 제출되는 과정에서도 한국 정부가 북한 측에 ‘과잉 의전’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영문본을 제출하기 위해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한국 및 북한 유엔 대표부의 공동 서한에는 자성남 전 북한 대사를 대리하고 있는 김인룡 북한 차석대사가 정식 대사인 조태열 한국 대사보다 앞서 서명했다. 또 영문본 본문과 서명란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보다 앞서 표기됐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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