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팀장의 문장과 책>“싫증 난 것에 마음이 끌리게 노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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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이나 매력 있는 것에 마음이 끌리는 것은 바보라도 가능하지만 퇴색한 것, 낡아빠진 것, 많이 봐와서 싫증 난 것에 마음이 끌린다거나 계속 갖고 있는 데에는 재능과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인생은 모두 그런 것이다.”(28쪽)

일본의 국민작가로 몇 년 전 대표작 ‘침묵’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 의해 영화 ‘사이런스’로 만들어지면서 다시 주목받은 엔도 슈사쿠의 강연집 한 대목이다. 책 제목은 ‘엔도 슈사쿠의 문학 강의’(포이에마).

그는 ‘침묵’을 포함해 자신의 작품에 얽힌 이야기, 집필 의도, 소설가로서의 역할 등을 짚어가며 약하고 슬픈, 때로는 더러운 인간에 대한 구원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그는 인생이란 결코 기쁜 것도, 즐거운 것도, 매력적인 것도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실은 비루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름답고 반짝이는 것이 아니기에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어떤 순간에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는 소설가 역시 헤매고 또 헤매는 사람이라며 소설가가 소설을 쓰는 것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인생을 알 수 없고, 인생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인생에 대한 결론이 나오고 미혹이 사라졌다면 우리는 소설을 쓸 필요가 없다”고, “어둠 속에서 헤매고 손으로 더듬어 가며, 인생의 수수께끼에 조금씩이라도 다가가고 싶어서 소설을 쓴다”고 말했다. 224쪽, 1만2800원.

강연집과 함께 나란히 나온 슈사쿠의 에세이집 ‘이제 나부터 좋아하기로 했습니다”(북스토리)는 삶의 이야기를 개개인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우리들 역시 모두가 아름답고 강하지 않다며 소심하거나 나약한 사람도 있고 걸핏하면 우는 사람도 있다고, 그런 자신의 약점을 안고 전력을 다해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가치 있다고 전한다.

그는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한 가지가 바로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열등감’이라고 했다. 자신의 나약한 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기에서 우리의 삶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했다. 196쪽, 1만28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