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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Fifty+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14일(金)
스스로 질문 던지며 ‘제2의 인생’ 구체적 설계… ‘또 다른 나’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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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에서 가장 행복한 임지수 씨.
▲  그의 하루는 동물들에게 밥을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  그의 야생 정원은 내년에 유료 오픈할 계획이다.
▲  그는 일을 할때 내면에 기쁨이 스미는 것을 느낀다. 터치아트 제공
임지수의 조언 ‘나에게 보내는 제안서’

많은 사람이 제2의 인생을 꿈꾸지만, 대부분 행동에 옮기지 못한다. 임지수 씨는 ‘나에게 보내는 제안서’를 써보라고 조언했다.

어떤 일을 하든, 돈을 포함해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 자신이 떠났을 때 남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계획도 필요하다. 그는 마흔다섯, 산에서 정원을 가꾸며 살고 싶다는 계획을 세운 다음 날, 노트북 바탕화면 한 귀퉁이에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라는 제목의 아이콘을 만들었다고 한다. 자신에게 보내는 제안서다.

천성이 즉흥적이라는 그는 산골살이를 결심하면서도 계획 없이 일을 벌였다가 어느 순간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했다. 그래서 직장을 다니며 각종 프로젝트에 대한 제안서를 쓰듯, 자신의 꿈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을 문서로 작성해 자신에게 제출했다고 한다.

아이들을 키우고, 회사에 다니며, 우왕좌왕 살아가는 자신이 “꿈을 이뤄나가려고 이렇게 준비했는데 한 번 읽어 봐 주시겠어요?”라며 또 다른 자신에게 제안서를 내미는 모습을 상상하며 빈칸을 채워나갔다. 업무상 숱한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많은 제안서를 썼지만 정작 ‘나에게 보내는 제안서’는 잘 써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 제안서는 자신이 기획한 모든 프로젝트 제안서를 통틀어 가장 어려운 제안서였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라는 아이콘을 열고 들어갔다.

제안서를 쓰면서 그는 그때까지 산골 생활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계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뒤 숱한 질문을 던졌다. 왜 도시를 떠나고 싶은지, 왜 산속에서 살아보고 싶은지, 전국 지도를 펼쳐 놓고 어느 곳에 가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묻고 답을 썼다. 산에서 살면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혼자 지내는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경제적으로는 어떻게 자립할지 고민하고 계획을 세우며 제안서를 보완하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했다. 지금 보면 부족함이 많은 제안서지만 이 열여섯 장 분량의 제안서를 쓰는 시간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고,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잊고 있던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며, 그렇게 인생 2막을 살아가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갔다고 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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