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갈등 많은 공공기관 이전, 충분한 논의 뒤 결정해야

최근 여권에서는 공공기관 122곳을 지방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물론 지방분권의 취지를 살리고 국토의 균형적 발전이란 차원에서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이전에 따른 각종 문제점과 부작용, 폐단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섣불리 추진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노무현 정부 때 세종시로의 행정도시 추진이 갈등과 마찰로 얼룩진 것을 봐왔는데 또다시 각종 공기업의 지방 이전이 재점화되고 여야 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져 지역갈등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많고 자칫 국론분열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잖아도 경제적 어려움이 가득한데 공공기관 이전으로 여야가 전면전을 벌인다면 서울의 집값과 추석을 앞두고 치솟는 물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실업률 등으로 국민의 불만과 불평은 하늘을 찌를 듯하리란 것은 불 보듯 뻔한 노릇이 아닌가. 더구나 2년 뒤면 총선이 실시되는데 혹시 득표를 의식해 이전한다면 당위성은 사라지며 이전비용과 이전할 도시에 새로운 건물을 건립하고 거기에 근무할 공무원과 공사직원들의 주거문제 등 산적한 문제 또한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여야가 시간을 두고 충분히 논의해 결정해야 할 사항이므로 결코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윤숙·대구 달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