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후 美 이민자 아시아계 최다… 라틴계 제쳤다

대졸 학력 이상 45%로 높아져

지난해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태어난 미국인 비율이 10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아시아계 이민자가 라틴계를 제치고 전체 미국 이민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루킹스연구소가 최근 미국 인구통계국의 ‘2017년 인구 센서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과거 미국으로 유입되는 인구는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중남미) 출신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아시아 출신이 중남미 출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미국 이민자 중 아시아 지역 출신이 41%로 가장 많았고, 중남미 출신은 3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윌리엄 H 프레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인구통계학자는 “이민자들을 중남미 출신 비숙련 노동자로 생각했는데 최근 이민자들은 그렇지 않고 아시아 출신들이 중남미 출신들을 따라잡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분석 결과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배경과도 상반돼 주목된다. 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이 증가하면서 이민자들의 학력도 크게 높아졌다.

전체 이민자 중 대졸 학력 이상 이민자 비중은 2000~2009년 30%를 기록했으나 2010~2017년에는 45%로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전체 이민자 중 중남미 출신과 아시아 출신 비중은 각각 50%와 31%로 여전히 중남미 출신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거 이민자들이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등 미국 서부와 동부 일부 지역에 몰렸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중부 내륙지역 등 미국 전역으로 골고루 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10년 이후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의 이민자 수 증가율은 6% 이하인 반면 같은 기간 테네시주와 켄터키주 이민자 수는 각각 20% 증가했다. 오하이오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이민자 수 증가율이 각각 13%와 12%에 달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은 44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7%를 차지했다. 외국 태생 인구 비율은 2016년 13.5%에서 0.2%포인트 증가해 1910년 이후 10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민자 수 증가는 미국의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쳐 이민자들이 많이 정착한 상위 15개 주 가운데 플로리다주, 텍사스주, 애리조나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는 2016 대통령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