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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14일(金)
법원 압박한 文, 협조 다짐한 金… 판사들 “귀를 의심… 靑대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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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수 대법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사법부 70주년’발언 격앙

“검찰 수사에 힘 실어주며
영장기각에 압박 보낸 셈”
일부선 “삼권분립 훼손”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원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은 오히려 불을 지폈다. 법원 안팎에서는 14일 “김 대법원장이 스스로 삼권분립 정신을 해치고 있다” “사법부가 아닌 청와대 목소리를 대변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대법원장이 전날 기념식 축사를 통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한 ‘수사 협조’ 발언에 판사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최근 법원이 잇달아 기각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개입’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직 입증되지 않는 ‘재판 거래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가운데 나온 김 대법원장의 축사 내용 역시 코드인사를 넘어 삼권분립을 위험하게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판사들 “귀를 의심했다”= 김 대법원장을 향한 비판은 크게 두 갈래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문제가 되는 시점에서 사실상 재판 개입 성격의 발언을 했다는 점과 사법부 독립 수호의 책임자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법부 겁박 사태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다는 점이다. 김 대법원장은 기념식에서 “재판에는 관여할 수 없으나 수사 협조를 할 것이며 수사 또는 재판을 담당하는 분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진실을 규명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장 발언 중 ‘재판에 관여할 순 없지만’ 부분에 모두 경악했다”면서 “관여하고 싶다는 이야기로 들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검찰에 힘을 실어주면서 영장 기각하는 판사들에게 압박 시그널을 보낸 것밖에 더 되나”라며 “귀를 의심했다”고도 했다.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강조한 김 대법원장이 스스로 사법행정권 남용 성격의 발언을 했다는 의미다.

사법부의 독립성이 위협받고 있는 사태에 대해 침묵한 데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퇴임 뒤 전남 여수에 소액 사건을 담당하는 판사로 재임용돼 화제가 됐던 박보영 전 대법관이 첫 출근길에 과거 판결로 시위대에 봉변을 당한 것 등이 최근 사법부 위협에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법원 고위 관계자는 “김 대법원장의 행보를 보면 위기의 사법부를 지킬 능력도, 의지도 없는 것 같다”면서 “아무 기대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권분립 위협 = 문 대통령이 검찰이 수사 중인 재판 거래 의혹을 사실인 듯 전제해 발언하고 김 대법원장의 수사 협조 발언이 나왔다는 점은 삼권분립 원칙을 위험하게 했다는 평가다. 또 다른 법원 고위 관계자는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 내부의 목소리가 아니라 청와대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출신으로 춘천지법원장에서 일약 대법원장으로 발탁돼 현 정부 들어 이뤄진 최대 ‘파격 인사’다. 임명 당시 코드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사법부 주류 교체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특히 사법부가 궁지에 몰릴수록 ‘꽃놀이패’는 검찰이 가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90% 가까이 기각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던 검찰은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발언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정환·김리안·김수민 기자 yom724@munhwa.com
e-mail 임정환 기자 / 사회부  임정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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