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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14일(金)
남북경협기업 ‘국가 배상’은 反법치·反시장적 背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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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과 2010년 5·24 조치로 피해를 본 남북경협 관련 기업들에 ‘국가 배상’ 성격의 돈을 주기로 한 것은 아주 잘못된 선례를 만드는 일이다. 통일부는 관련 기업 95개에 무려 1228억4500만 원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하기로 13일 결의했다. 지원 명분은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로 어려움을 겪은 기업인들을 위한 국가의 책임성 차원’이라고 밝혔다. 배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고, 어떤 기업의 어떤 피해에 어느 정도의 자금을 주는 지에 대한 구체적 내역도 당장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책 변화에 따른 국가 책임을 자인하고 그에 따른 피해를 세금으로 보상한다는 점에서 ‘배상’의 성격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당장 대법원의 판결과 배치된다. 2015년 6월 대법원은 5·24 조치로 피해를 본 기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에 대해 “천안함 사태에 대응해 5·24 조치를 한 것은 위법한 행위로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를 확정했다. 물론 안타까운 사연도 많다. 하지만 정부가 자의적으로 혈세를 사용해선 안 된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피해 등에 대해서도 특별 대출과 긴급 운영 자금 등의 간접 지원을 해온 이유다. 대법원 판결을 뒤엎은 이번 통일부 조치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배임(背任)과 다름없다.

시장경제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 경협 기업들은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 고수익을 위해 투자했다. 그런데 피해가 발생했다고 배상해 달라는 것은 자본주의 원칙에 위배된다. 이런 식이면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으로부터 보복을 당한 롯데도, 대이란 경제 제재로 손해를 본 기업들도 ‘배상’ 받아야 한다. 더 고약한 문제는, 남북 경협과 관련된 모든 피해를 보상해줄 것이란 나쁜 신호를 시장에 준다는 점이다. 정부가 그런 암묵적 효과를 노렸다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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