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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17일(月)
모빌리티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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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평 논설위원

이명박 전 대통령을 싫어하는 이라도 그가 서울시장 때 도입한 대중교통 환승 시스템에 관한 한 후한 점수를 준다. 버스 간은 물론, 지하철까지 별 추가 부담 없이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게 되면서, 출퇴근길이 빨라졌다. 특히 서울 외곽에 살면서 새벽부터 멀리 일터로 가는 상인, 일용직 등 서민·중산층의 만족도가 컸다. 요즘엔 택시까지 환승 시스템에 편입시키는 지자체도 속속 나오고 있다. 다양한 이동수단을 네트워크로 엮으면 수요자의 편의는 극대화하고, 그 자체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사업수단이 된다. 모빌리티 산업이다.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경쟁은 숨 가쁠 정도다. 2009년 혁신적 ‘차량 공유’ 발상을 들고 나온 우버는 지난 7월 이용횟수 100억 건을 넘겼다. 자동차 제조사와 운송업체가 주도하던 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이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우버는 자율주행차 분야에 뛰어들더니, 최근 공유 전기자전거 업체 점프바이크를 인수했고, 미 항공우주국(나사)과 하늘을 나는 드론택시를 2020년까지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철도회사와는 역 도착 후 우버 탑승 연계 서비스도 꾸렸다. 모든 이동수단이 빈틈없이 연결되는 세상이 코앞에 와 있다.

우버 외에 다양한 차량 공유 업체와 IT업체, 통신사 등이 업종을 뛰어넘는 합종연횡을 통해 모빌리티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다. 중국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만 해도 승차공유 사업에 뛰어들어 자신의 금융서비스와 연계를 모색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7일 인도에서 “제조업을 넘어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며칠 후 현대차는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인 미고에 전략적 투자에 나선 사실도 공개했다. 미고는 고객이 목적지를 입력하면, 카셰어링·차량호출 업체부터 택시·버스·전철 등 대중교통, 자전거·스쿠터에 이르기까지 최적의 동선·시간·요금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다.

모빌리티는 교통·물류 외에 관광·숙박·쇼핑 등과 연결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차세대 성장산업이다. 그러나 국내 투자는 없이 해외로만 향하고 있다. 우버가 쫓겨간 후에도 토종 승차공유 업체가 택시 등 기존 업계의 텃세에 줄줄이 무너진 탓이다. 경쟁국은 질주하고 있는데, 21세기 ‘붉은 깃발’에 치여 한 걸음도 떼지 못하는 국내 현실이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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