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직원 中서 고객정보 팔아… 부정적 리뷰 삭제도

판매인들 첫 화면 노출 시키려
리뷰 조작하고 비밀 누설까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직원들이 온라인 사이트 판매자들에게 돈을 받고 고객 정보를 팔아넘기고 제품에 대한 부정적 리뷰(평가)를 삭제해주는 등 부적절한 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돼 회사 측이 조사에 착수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 중국법인 직원들은 브로커를 통해 자사 온라인 사이트에 입점해 영업하는 판매자들에게 돈을 받고 고객 정보를 넘기거나 리뷰를 삭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의혹은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에 있는 아마존 중간관리자 직원들로부터 불거졌으며 이들은 브로커를 통해 판매자 측 요구를 접수한 뒤 지불된 금액에 따라 고객 정보 등 대가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자들이 브로커에게 돈을 건네면 모바일메신저 위챗을 통해 요구사항을 전달받은 직원이 해당 판매자가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부정적 리뷰(건당 300달러)를 삭제했다. 또 판매자들은 아마존 직원들로부터 리뷰를 게재한 소비자들의 이메일 주소를 넘겨받아 이를 통해 해당 소비자에게 접촉해 공짜·할인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리뷰를 수정 또는 삭제하기도 했다.

아마존은 리뷰의 질과 소비자 클릭 수, 매출 규모 등의 요소들을 종합해 상품 나열 순서를 자동 결정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판매자들은 상품 판매에 가장 유리한 첫 화면에 자사 상품을 노출하기 위해 부정적인 리뷰를 수정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마존에서는 판매자들이 소비자 클릭 수를 올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거나, 가짜 리뷰를 작성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WSJ는 아마존 직원들이 판매자들에게 사내 비밀을 유출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보도했다. 브로커들이 판매자들에게 제시한 서비스 중에는 소비자들이 아마존에서 구매를 위해 자주 사용하는 키워드, 구매자들의 이용 습관에 대한 통계 등을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WSJ는 돈을 받고 고객 정보를 넘겨주거나 리뷰를 삭제해주는 행위가 아마존 사규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것이라며 중국법인 직원들의 경우 비교적 급여가 적어 위험을 무릅쓰고 이 같은 비리를 저질렀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마존의 조사 대상에는 미국 직원들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이번에 불거진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아마존 대변인은 “현재 아마존은 직원들에게 높은 윤리적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될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조치하고 법적 대응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관련 판매자들에 대해서도 계정을 삭제하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