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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17일(月)
구호만 요란한 규제혁파… 여전히 발묶인 혁신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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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 김정훈 기자 kimjh@
- 포괄임금제 폐지는 늑장
6월 발표한다더니…현장 혼란

- 규제개혁 회의도 깜깜이
매달 연다더니…실행여부 몰라

- 中企기술혁신 전략 표류
중기부 최저임금 문제에 매몰


문재인 정부가 규제 혁파를 통한 혁신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정작 구호만 요란하고 실질적인 정책 실행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규제개혁의 밑그림으로 제시한 사안들도 시한을 지키지 못하거나 ‘깜깜이’로 진행되는 등 난맥상이 드러나고 있다. 빈 깡통 소리만 요란한 혁신이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초 포괄임금제 폐지에 대한 지도 지침을 6월 중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포괄임금제는 야근 등 추가 근무시간과 상관없이 정해진 수당만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는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일부 사업장에서만 제한적으로 운영돼야 하지만, 대부분 사업장에서 관행적으로 적용되면서 근로자들이 초과 근로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6월까지 내놓겠다는 관련 지침을 고용부가 아직도 발표하지 못하자 산업 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기업 간 포괄임금제 폐지에 대한 온도 차가 엇갈리면서 넥슨 등 게임업체에는 노조가 설립돼 포괄임금제 폐지를 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갈등이 번지는 실정이다.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 점검회의 실태도 ‘깜깜이’다. 청와대는 지난 8월부터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매달 열겠다고 지난 7월 말 발표했다. 현재 비공개 형태로 진행한다고 밝힐 뿐, 실제 개최 여부와 논의 내용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규제개혁은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맞서는 당사자들이 많은 사안인 만큼 경제 주체와 사회 구성원들 간 사안 공유와 합의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깜깜이로 규제 혁파를 진행하겠다는 것은 다른 현안처럼 중시하지 않거나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기술혁신 전략도 표류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최저임금과 일자리 사안에 매몰돼 중소기업 연구·개발(R&D)의 청사진을 제때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는 속도감 있게 규제를 혁파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과 대비된다. 영국은 규제 총량을 줄이는데 정부가 발 벗고 나섰다. 영국에서는 새 규제가 생길 때마다 기존 규제가 3개씩 사라진다. 2010년 도입한 ‘원-인, 원-아웃(One-In, One-Out·신규 규제 1건 만들 때마다 기존 규제도 1건씩 없애는 내용)’ 규제 비용 총량제를 2016년 강화한 결과다. 미국도 정부 주도로 ‘규제 다이어트’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투 포 원 룰(two for one rule)’을 도입했다. 신규 규제 한 개에 기존 규제 두 개를 폐지한다는 행정명령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는 규제 비용도 거의 분석하지 않으면서도 규제 혁파 절차도 공개하지 않아 규제개혁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mail 권도경 기자 / 경제산업부  권도경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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