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대통령 “마녀사냥 계속되고 있다” 거듭 비난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 변심 등 잇단 악재에 지지율도 하락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측근 폴 매너포트 전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협조하기로 하자 “불법 마녀사냥이 계속되고 있다”며 거듭 비난하고 나섰다. 8월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플리바게닝(사전형량조정제도)을 통해 성추문 관련 혐의를 인정한 데 이어 연이은 악재가 불거지면서 50일 남은 중간선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뮬러(특검)의 불법적 마녀사냥이 범죄사실을 찾는 과정에서 계속되고 있다”며 “(힐러리) 클린턴의 캠페인을 제외하고 러시아와의 공모는 전혀 없었다. 그래서 17명의 성난 민주당원이 뭔가를 찾아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특검수사는) 매우 불공정하고 국가를 위해서도 나쁜 일이다. 또한 법적으로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 구성원 가운데 17명이 과거 민주당원이었거나 2016년 대선 당시 클린턴 전 민주당 후보에게 후원금을 낸 적이 있다는 점을 들어 ‘17명의 성난 민주당원’이라고 부른다. 그는 또 8시간 후 다시 “종종 ‘가짜 뉴스 미디어’로 불리는 주류 미디어들은 진짜 사실을 토론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수사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지난 14일 핵심 측근인 매너포트가 유죄를 인정하거나 수사에 협조하는 대신 특검 측이 형량을 낮춰주는 플리바게닝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에이미 버만 잭슨 워싱턴 연방지법 판사는 “매너포트가 심문, 보고에 응하고 관련 문건을 제공해야 하며 향후 사건에서 증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매너포트는 뮬러 특검에 의해 18가지 혐의로 기소됐고 8월 21일 세금·은행사기, 해외계좌 은닉 등 8가지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이번에 그가 유죄를 인정한 혐의는 우크라이나 컨설팅업무를 위한 불법 로비와 관련된 것으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직접 관련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에도 트위터에 “이것은 완전히 부패한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는 ‘조작된 마녀사냥’”이라며 특검수사를 비난했다. 또 5일에도 특검과 언론을 겨냥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일방적인 마녀사냥”이라고 공격했다. 좁혀오는 특검수사와 측근들의 연이은 변심, 백악관 국정 혼란상을 폭로한 밥 우드워드의 신간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 출판 등 악재가 겹치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40% 선 붕괴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