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추천委 손 빌린 대법관후보 ‘코드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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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11월 퇴임하는 김소영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주영(사법연수원 18기) 법무법인 하누리 변호사, 문형배(18기) 부산고법 부장판사, 김상환(20기) 서울중앙지법 민사제1수석부장판사를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김 변호사는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이다. 문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김 수석부장판사는 국가정보원 댓글조작 사건에서 원세훈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본 1심을 파기하고 그를 법정구속했다.

모두 정권의 성향에 맞는 코드 인물이다. 이번에는 대개 인사 때마다 기계적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신경을 써온 ‘구색 맞추기’조차도 없었다. 특히 문 부장판사와 김 수석부장판사의 경우 앞서 헌법재판관과 대법관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미 대법원에는 김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놓고’ 진보 성향인 단체 소속 대법관이 4명이다. 김 변호사나 문 부장판사가 임명되면 5명으로 늘어난다.

대법관 후보는 추천위가 결정한다. 추천위는 선임대법관, 법원행정처장(대법관), 법무부 장관 등 당연직 6인과 대법관이 아닌 법관 1인, 변호사 자격이 없는 외부인사 3인 등 총 10인으로 구성됐다. 과거 ‘대법관이 아닌 법관’은 대법원장이 뽑아 사실상 자신의 뜻을 추천위에 전달하는 통로로 삼았다. 김 대법원장은 이를 막는다며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선출을 일임했으나 현재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진보 법관들이 주도한다. 형식만 그럴싸할뿐 내용은 ‘눈 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김 대법원장은 최근 대한민국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시절의 과오와 완전히 절연”하는 것을 사법부 신뢰 회복의 전부인 양 말했다. 그러나 현재 사법부에서 벌어지는 코드 인사 역시 사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또 다른 요인임은 분명하다. 앞으로 이번 정부 내에 4명의 대법관이 더 바뀔 예정이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코드 대법관’을 계속 만들어 낸다면 사법부의 중립성은 크게 위협받게 된다.

임정환 사회부 기자 yom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