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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19일(水)
평화번영론 對 핵도박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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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 정치부 부장

남북 정상의 카퍼레이드로 시작된 역사적인 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비핵화·항구적 평화’의 대문을 활짝 열어젖힐 서곡이 될 것인가. 아니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연, 문재인 대통령 조연의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핵 도박 사기극’이란 대재앙으로 귀착될 것인가. 비핵화 협상 전망만큼 희망과 우려의 양극단 시각이 교차하는 분야도 드물 것이다. 비핵화 협상 성패는 한반도와 동북아 운명을 좌우할 사안이다. 양 정상의 웃음과 평화의 악수 뒤에서 운명의 여신은 전쟁과 평화 중 어느 쪽 손을 들어줄 것인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잇단 경고성 발언은 3차례 정상회담이 재앙의 씨앗을 잉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무게추가 쏠린다. 그는 “최근 북한은 한국을 향해서는 ‘우리 민족끼리를’, 미국을 향해서는 ‘종전선언’을 해주지 않으면 핵무기라는 ‘방패’를 내려놓을 수 없다고 외치면서 미·북 협상 교착 상태를 남북관계 진전으로 풀어나간다는 ‘비대칭전술’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중국과 한국만 잘 이용하면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고서도 제재에서 풀려나올 수 있으며, 한국·중국과만 교류하고 협력해도 북한 경제가 회생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북한 주민들에게는 ‘핵을 완성하니 오히려 북한의 국제적 지위가 더욱 높아졌다’는 선전에 열을 올린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브레인인 문정인 대통령 안보특보는 ‘평화협정 전문(前文)’ 성격으로 정부의 종전선언 4개 항을 언급했다. 2항은 남북, 미·북 간 적대관계 청산 조항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전략자산 전개 중지, 평양·워싱턴에 북·미 연락사무소 교차 설치, 미국의 대북 핵 및 재래식 위협 중단 성명 등이 포함된다. 3항은 평화협정 체결 이전까지 한시적으로 유엔군사령부, 군사분계선(MDL) 등 기존 정전협정 유지다. 4항은 북한 비핵화 완료 때까지 평화협정 체결과 미·북 수교 조치 등이 골자다. 예비역 장성모임 성우회는 17일 발간한 ‘남북, 미·북 정상 합의와 주요안보 이슈’ 책자에서 “북한은 종전선언을 바탕으로 이제 전쟁이 완전히 종료됐으니 한·미연합훈련이나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할 필요가 없으며, 궁극적으로 주한미군 축소 또는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며 “종전선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뒤나, 북한의 상당한 비핵화 조치가 확인·검증된 뒤에 선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수반한다. 남북의 번영과 항구적 평화는 7000만 겨레의 염원이긴 하다. 하지만 남북관계는 적화통일 노선을 버리지 않은 북한의 일방적인 도발과 위협, 사기극으로 점철돼온 게 엄연한 현실이다. 항구적 평화·번영의 이상론을 관철하는 지난한 여정에서 북한의 선의를 과신하다간 재앙적 낭패를 볼 수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대량파괴무기(WMD) 위협은 엄연히 상존하고 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 전까지는, ‘만사 불여(萬事不如)튼튼’을 금과옥조로 삼을 때다.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우리 군의 전투력과 군사대비 태세를 조금이라도 약화시키거나 한·미 동맹을 훼손할 수 있는 조치를 선행해서는 안 된다.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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