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등 위기청소년 83만명인데… 부처별 대책은 제각각

한국교육개발원 보고서

“중복내용 많고 정보교류 안돼
범정부 컨트롤타워 구축해야”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학교폭력, 비행 위험 등에 노출된 학교 안팎의 ‘위기 청소년’이 잠재 규모가 83만 명으로 집계됐다. 청소년 정책 담당 부처가 교육부, 여성가족부, 법무부, 경찰청 등으로 나뉘어 있어 중복 정책이 많고 서로 정보 교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국가교육정책지원본부는 20일 ‘KEDI 브리프’ 최근호에 이런 내용을 뼈대로 위기 청소년 발생 원인과 문제행동 및 비행 진행 과정, 학교 밖 비행경로에 대한 단계별 종합 관리 체제 구축 필요성을 권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전국 초등학교 5, 6학년, 중·고교 재학생 중 잠재적 위험군에 속하는 학생은 73만8000여 명이다. 전체 학생 429만9000여 명의 17.2%에 달한다. 학교가 아닌 각종 시설과 기관에 소속된 위기 취약 청소년은 9만1000여 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잠재적 위험군 및 위험군 청소년은 42.6%인 3만9000여 명에 육박한다. 보고서는 위기 청소년 발생의 원인으로 통제력 부재, 높은 공격성, 장래에 대한 낮은 기대, 부모의 지원 부족, 잘못된 양육 태도, 부부싸움, 학업 부적응, 인터넷 이용률 급증에 따른 사이버폭력의 증가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부처별 위기 청소년 예방, 개입 및 지원, 사후관리 개선방안 및 협력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무총리실을 주축으로 한 컨트롤 타워 구축 필요성을 권고했다. 교육부는 학교안전통합지원시스템인 ‘위(Wee)’ 프로젝트 지원 체계와 여가부의 청소년통합지원체제(CYS- Net)를 협업해 보호·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여가부는 지자체와 연계해 공공빅데이터를 활용한 위기 청소년 발견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법무부는 초기비행 예방교육을 끝낸 소년 사범이 지역사회로 돌아갔을 때에 맞춘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경찰청은 학교와 학교전담경찰 간 업무 영역을 명확히 하고 위기 학생 관리를 위한 지역사회와의 협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