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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20일(木)
걸그룹 이름은 왜?… 팬도 시장도 원하는 ‘○○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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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소녀
▲  우주소녀
▲  이달의소녀
대부분 10∼20代중반인 팬들
함께 성장하며 공감대 형성
꿈·희망 투영된 롤모델 역할

10대때 데뷔해야 20대에 절정
엔터업계 ‘새로운 소녀 발굴’
필수불가결한 특성 자리잡아


걸그룹 소녀시대는 가요계에 ‘소녀의 시대’를 열었다. 10대 때 데뷔한 소녀시대도 어느덧 활동을 시작한 지 12년 차가 되며 멤버들이 줄줄이 30대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대중은 여전히 소녀를 원한다. 아직 스타덤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파릇파릇한 기운과 총기가 넘치는 숱한 소녀들이 소녀시대의 뒤를 잇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들의 이름마저 ‘우주소녀’ ‘공원소녀’ ‘이달의소녀’다.

◇데뷔 전략도 남다른 소녀들 = 가장 먼저 포문을 연 소녀는 2016년 데뷔한 우주소녀다. 씨스타를 배출한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중국 기획사 위에화엔터테인먼트가 손잡고 론칭한 우주소녀는 중국인 멤버 성소, 미기, 선의를 포함한 13인조다. 양국의 유력 기획사가 손을 잡은 만큼 안정적인 자본을 바탕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활동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요즘 걸그룹들은 뚜렷한 콘셉트를 갖는다. 우주소녀의 경우 마법학교라는 동화적인 세계관에서 출발해 앨범마다 성장 과정을 담았다. 19일 신보 ‘WJ PLEASE?’(우주 플리즈)를 발표한 우주소녀의 멤버 보나는 “여러 면에서 성숙하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 드리려 섬세한 안무를 많이 넣었다”고 전했다.

최근 데뷔한 공원소녀와 이달의소녀의 경우 정식 앨범 발매에 앞서 오랜 기간 밑 작업을 해왔다. 7인조 공원소녀는 데뷔 전 길거리 버스킹을 하며 직접 팬들을 만나고, 케이블채널 Mnet 리얼리티 프로그램 ‘갓차! 공원소녀’를 통해 팬덤을 확보했다. 그 결과 지난 5일 첫 번째 앨범 ‘밤의 공원 part one’을 발매한 후 음반 판매량 1위에 오르고, 타이틀곡 ‘퍼즐문’의 뮤직비디오 조회 수는 공개 2주 만에 1000만 뷰를 돌파했다.

지난 8월 데뷔 무대를 치른 12인조 이달의소녀는 그들의 존재가 공개된 후 공식 데뷔까지 약 2년이 걸렸다. ‘매달 새로운 소녀를 만난다’는 콘셉트로 2016년 10월 멤버 희진부터 총 12명의 멤버를 순차적으로 공개한 후 그들을 한데 모으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됐다. 12명이 3개의 소규모 유닛 그룹으로 나뉘며 다양한 방식의 활동을 가능케 한 그룹이다. 이달의소녀는 데뷔 때까지 99억 원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 가장 먼저 멤버로 뽑힌 희진은 “벅차고 설레고 떨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만큼 팬들도 많이 기다려 주셨으니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왜 소녀여야 하는가 = 지난 2016년 방송된 걸그룹 선발 프로그램인 Mnet ‘프로듀스 101’에 출연한 가수 황인선은 ‘황이모’라 불렸다. 1987년생인 그의 당시 나이는 29세. 이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가수 전소미와는 14세 차이다. 지난해 방송된 JTBC ‘믹스나인’의 양현석 심사위원은 참가자인 가수 소리에게 “나이가 28세다. 아이돌을 하기엔 은퇴할 나이인 것 같은데 그동안 뭐했느냐”고 꼬집어 논란이 됐다.

물리적 나이를 이유로 그들의 꿈을 함부로 폄하한다는 질타가 있었지만 대다수 가요기획사 대표는 “나이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어려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한 중견 기획사 대표는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꼽았다. 걸그룹을 포함해 아이돌을 좇는 소비층은 대다수 10∼20대 중반이다. 그들에게 또래 걸그룹 멤버는 자신의 꿈과 희망이 투영된 친구이자 롤모델이다. 또한 그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보며 팬들도 함께 나이를 먹는다.

아울러 통상 가수와 소속사가 표준계약서에 의거해 7년 계약을 맺기 때문에 소녀라 불리는 10대 때 연습생을 시작해야 가장 활발히 활동할 시기인 20대 때 황금기를 누릴 수 있다. 이는 20대 중반이 넘어가면 군입대를 고민해야 하는 보이그룹도 마찬가지다. 결국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소녀를 발굴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산업적 특성이라 볼 수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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