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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20일(木)
데이터 고속도로 3大 장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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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열 경제산업부 부장

‘문재인 혁신성장’ 3탄이 나왔다. 데이터 고속도로다. 문 대통령은 최근 판교 벤처에서 데이터 경제 규제혁신 방안을 공개했다. 7월 의료기기, 8월 인터넷은행에 이어 세 번째다. 1, 2탄이 신성장동력 각론이라면 3탄은 총론에 해당한다. 데이터 정책은 바이오·금융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1등을 탄생시킬 기초 인프라다. 그러나 정부 발표를 보니 걱정이 앞선다. 3개의 커다란 장애물이 눈에 들어왔다. 데이터 고속도로 정책의 핵심은 ‘가명정보’ 신설이다. 개인정보와 익명정보 중간에 ‘합리적 수준으로 비식별화 처리한 개인정보’ 구간을 새로 만든다. 빅데이터로 활용 가능한 재료, 정보자산을 생성해주는 작업이다. 프라이버시 보호와 산업적 활용을 절충한 제도다. 여기까진 좋다. 그런데 가명정보 활용 폭을 놓고 벌써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의 표류가 예상된다. 첫 번째 장애물이다. 더불어민주당 법안은 ‘통계 작성 및 학술활동’의 공익적 목적에 한정했다. 가명정보 도입의 의미가 없다. 말짱 도루묵이다. 바른미래당 법안은 통계에 ‘시장조사’를 넣어 상업적 목적에 쓰도록 했다. 자유한국당 법안은 ‘서비스 제공 및 개선’이라고 가장 폭넓게 산업적 활용을 보장했다. 3인 3색의 가명정보 신설 법안이 산꼭대기로 가는 배가 될까 두렵다.

두 번째 장애물은 공공 데이터의 민간 클라우드 우선 도입에서 보인다. 클라우드는 정보를 담는 은행 금고다. 정보화 초기에는 각자 회사에 캐비닛(서버)을 두고 귀중한 데이터를 보관했지만 이제 아니다. 은행에 맡기는 게 안전하기도 하려니와, 돈이 돈을 낳는 신용창출처럼 일종의 정보창출 승수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의 클라우드 이용률은 전체 데이터의 86%에 달하지만 우리는 민간·공공을 합쳐 1.4%에 불과하다. 공유보다 소유를 우선시하는 낡은 정보 관념이 원인이다. 미국중앙정보국(CIA)이 민간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에 자료를 통째로 넘긴 게 5년 전이다. 수천억 원씩 들여 전국에 세운 행정안전부 정부전산센터의 G 클라우드, 지자체의 공공 클라우드 대신 민간 클라우드에 이양할 공공 데이터의 양과 질을 획기적으로 올려야 한다. 공공 데이터는 개방이 원칙이다. 데이터 선진국은 국가 안보와 개인 인권만 극히 예외적으로 다룬다. 95% 열람이 가능하다. 정권마다 공공 정보의 투명 공개를 외쳤지만 공염불이다. 데이터를 밥줄로 여겨 움켜잡고 있는 집단이 버틴다. 이번엔 과연 규제 권력을 내려놓고 원래 국민의 것이었던 데이터를 제대로 내놓을까.

세 번째 장애물은 데이터 거버넌스의 부재다. 데이터 관련 법은 일반법에 해당하는 개인정보보호법, 통신사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규율하는 정보통신망법, 은행 등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신용정보법의 세 갈래로 크게 나뉜다. 핀테크 스타트업은 이들 법안의 서로 충돌하는 규정 사이에서 헤매다가 망하거나 해외로 사업 근거지를 옮겼다. 데이터 고속도로 선언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내용뿐, 중복 법규를 어떻게 정리하고 컨트롤타워는 누가 한다는 건지 말이 없다. 한국의 혁신 벤처들이 3개의 장애물을 뚫고 데이터 고속도로에서 시원하게 질주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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