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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21일(金)
英-아이슬란드 조업권 놓고 18년간 ‘대구 전쟁’ 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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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佛 ‘가리비 전쟁’으로 본 어업 갈등史

英 노르망디서 가리비 싹쓸이
佛 영해 침범하면서까지 조업
십수 년 어선포위 등 충돌해와
스페인-캐나다는 ‘가자미 전쟁’

어족자원 씨말리는 불법조업
전 세계 손실 年 364억 달러


지난 8월 28일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에서 약 22㎞ 떨어진 공해상에서 가리비를 채취하던 영국 선박 5척을 프랑스 어선 수십 척이 둘러쌌다. 프랑스 어민들은 영국 어선을 배로 들이받은 것은 물론 돌을 던지며 욕설을 퍼붓는 등 격렬한 다툼이 벌어졌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는 어민들 간에 벌어진 ‘가리비 전쟁’ 중재에 나섰고 한 차례 협상이 깨지기도 했지만 충돌 3주 만인 지난 17일 가까스로 타협안이 도출됐다. 영국이 길이 15m 이상인 선박을 해당 수역에서 철수하는 대신 프랑스가 아일랜드해 등 다른 수역에서의 조업권을 더 많이 넘겨주기로 했다.

◇세계 바다를 뒤흔드는 어업 전쟁 = 2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영국해협을 비롯해 전 세계 바다에서는 어족자원을 둘러싼 연안국 어민들 간 다툼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는 국가 간 분쟁으로까지 확전되기도 한다. 국제법상 연안국 주권이 미치는 영해가 있지만 육지와 달리 바다의 경우 경계선이 모호한 데다 어족자원을 노리는 인간들의 욕심에는 경계가 없기 때문이다.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둘러싼 다툼에서부터 바닷속 어족자원을 싹쓸이하는 불법 조업까지 일상적으로 벌어지면서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어업 전쟁은 해양 생태계뿐 아니라 지역 안정성까지 뒤흔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영국과 프랑스 어민들 간에 벌어진 가리비전쟁은 사실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고질적 갈등이다. 프랑스는 가리비 보호를 위해 노르망디 해안 12해리(약 22㎞) 이내 바다의 조업기간을 10월 1일부터 이듬해 5월 15일까지로 제한한 반면 영국은 1년 내내 조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영국 어민들이 프랑스 영해 바로 앞까지 내려와 가리비를 싹 쓸어가는 일이 반복됐다. 일부는 영해를 침범해 조업하기도 했다. 결국 2012년 10월 8일 노르망디 앞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영국 어선을 프랑스 어선들이 포위하고 육탄전을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 영국과 프랑스 양국은 갈등 해결을 위해 신사협정을 맺고 길이 15m가 넘는 선박은 이곳에서 조업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자 작은 어선들이 몰려왔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EU 회원국 수역에서 조업할 수 없게 되는 영국 어민들은 보다 공격적인 어획 활동을 펼쳤다. 프랑스 노르망디수산협회는 최근 10년간 영국 어선의 프랑스 해역에서의 가리비 채취가 10배 이상 늘었다고 주장했다.

영국해협을 벗어나면 어업 전쟁의 역사는 1958년부터 1976년까지 영국과 아이슬란드 사이에서 세 차례 일어난 ‘대구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8년 아이슬란드가 영해를 4해리에서 12해리로 확대한 것이 계기였다. 이로 인해 조업구역, 특히 대구잡이 어장이 축소된 영국은 즉각 반발했고 군사적 충돌로까지 이어졌다. 결국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불사라는 벼랑 끝 전술을 사용한 아이슬란드가 요구를 관철시켰다. 1995년에는 스페인과 캐나다 간 ‘가자미 전쟁’이 벌어져 양국 간 분쟁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까지 넘어갔다. 스페인 어선이 가자미, 대구 등이 풍부한 캐나다 뉴펀들랜드주 동남부 그랜드뱅크에서 불법 어구를 사용한 남획을 이어가자 캐나다가 기관총까지 동원해 나포에 나섰다. 스페인은 해적 행위라며 ICJ에 제소했지만 ICJ는 1998년 ‘분쟁에 대한 재판관할권이 없다’고 판결해 사실상 캐나다의 손을 들어줬다.

◇어족자원 씨를 말리는 불법조업 = 불법조업 및 남획 역시 심각한 국제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불법조업에 따른 손실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364억 달러(약 40조815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에서 잡히는 물고기 중 35%는 식탁에 오르지도 못한 채 버려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분별한 남획이 가장 큰 문제다. 불법조업 및 남획 문제와 관련해 전 세계의 비난을 받는 국가는 단연 중국이다. 지난 6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전 세계 어장에서 오징어를 남획해 자원 고갈, 가격 급등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2003년 대비 2016년 오징어 어획량이 한국은 48%, 일본은 73% 줄어든 반면 중국은 52%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한국 해역에서 꽃게 등 2880㎏의 어획물을 불법으로 잡은 중국 어민들에게 실형이 선고된 바 있다.

중국 선박 등의 불법조업이 갈수록 판을 치다 보니 불법조업하는 어선을 침몰시키는 극약처방을 하는 국가까지 등장했다. 지난 8월 20일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는 전국 11개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적발된 선박 125척을 침몰시켰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섬을 보유한 인도네시아는 과거 외국 어선의 불법조업으로 해마다 40억 달러(약 4조4884억 원)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산됐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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